지난주 개봉한 방화 3편에서 국산차 업체와 수입차 업체가 치열한 홍보 경쟁을 펼쳤다. 이중에서도 국산차 1위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국내 수입차 1위인 벤츠가 맞붙었다.
22일 영화계에 따르면 강지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크게 될 놈’은 1988년부터 1991년까지 목포 인근 안좌도와 서울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고등학교 동급생인 기강(손호준 분)과 진식(강기둥), 만복(홍정인)은 동네 친구이다. 이들은 불량 학생으로 답답한 안좌도 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목포로 나가 유흥을 즐긴다.
다만, 가난한 어촌 마을에 사는 이들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수확 직전인 동네 마늘밭을 턴다. 이들은 마늘을 뽑아 손수레에 실고 장에 판 후, 받은 대금을 목포 술집에 나가 탕진한다.
이로 인해 마늘밭 주인은 이들은 신고하고, 경찰서에서 기강은 자신이 혼자 한 일이라고 자백한다. 기강의 어머니 순옥(김해숙)은 밭을 팔아 돈을 마련하고 마늘밭 주인과 합의한다.
이후 기강과 진식은 서울로 가출하고, 전당포를 운영하는 진식의 삼촌 밑에서 장물을 취급한다.
그러다 두 사람은 삼촌을 배제하고 전당포와 거래하고 있는 김 사장과 직접 관계를 맺는다. 기강과 진식은 취객 등을 대상으로 시계와 지갑 등을 털고, 시계는 김 사장에게 팔고, 돈은 유흥비로 사용한다.
그러다 진식은 인근 조직폭력배들이 1억 원의 검은 돈을 옮긴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기강과 함께 탈취를 도모한다.
사건 당일 밤, 굴다리 아래에서 기강과 진식은 차를 몰고 조폭들이 탄 차량을 막는다. 조폭들이 반항하자 기강과 진식은 이들과 싸우고, 진식은 조폭 중 한명을 칼로 죽이고 만다.
다음날 기강과 진식은 경찰에 붙잡히고, 두 사람은 재판에서 사형을 선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이후 영화는 기강의 교도소 생활과 어머니와의 애틋한 사연 등을 다룬다.
극이 대부분 교도소를 배경으로 하면서 차량 등장은 극 초반 세 번이 전부이다.
장물아비 김 사장이 메르세데스-벤츠 세단을 타면서 극중 벤츠 엠블럼이 두 번 확실하게 카메라에 잡힌다. 정부가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1987년 국내 수입차 시장을 개방하면서, 벤츠가 처음으로 한국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강 등이 1억 원을 갈취하고 차를 타고 돌아가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차량 뒤쪽의 ‘HYUNDAI’ 롤 포착한다. 국내 중형차 시대를 연 스텔라이다.
결국 기강은 직접 살인은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으로 감형되고, 이어 모범수로 형집행이 정지돼 석방된다.
김성기 감독의 ‘왓칭’에서는 폭스바겐 골프와 현대차 EF 쏘나타, 르노삼성의 SM 520 등이 홍보 효과를 누린다.
스릴러물인 극의 도입부, 서영우(강예원)과 민희(임지현)가 외근에서 돌아오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라디네이터그릴의 폭스바겐 엠블럼을 3초 정도 관객에게 보여준다. 종전 인기 차량이던 파란색 골프이다.
영우는 지하주차장에서 신입 주차장 관리인 준호(이학주)와 조우하고, 준호는 영우가 이상형이라며 필요 이상의 친절을 베푼다.
영화는 다음날 크리스마스이브로 이어진다. 퇴근 무렵, 빌딩 관리사무소는 크리스마스 다음날 이른 아침까지 건물을 폐쇄한다고 안내하고, 영우와 민희는 야근한다.
밤 9시가 조금 넘자 영우는 민희를 보내고, 10시가 가까워지자 자신도 퇴근하기 위해 지하주차장으로 내련간다. 카메라는 다시 한 번 폭스바겐 엠블럼을 잡는 것을 잊지 않는다.
다만, 영우는 차문을 열면서 기절한다. 끊어진 전기 줄과 빗물이 만나면서 감전된 것이다. CCTV(폐쇄회로화면)을 통해 연우를 살피고 있던 준호는 그녀를 관리사무소로 데려가는데….
영화는 준호가 영우에게 갖는 과도한 집착을 다루고 있다. 악랄하고 차가운 성격의 스토커 준호는 영우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영우를 괴롭힌 상사 최 실장(주석태)과 민희 등을 붙잡아 둔다.
극 대부분이 차량이 대부분 빠진 지하주차장에서 진행되면서 등장하는 차량은 3대가 전부이다.
영우의 골프와 극 중반 준호의 SM 520. 준호는 극 중반 SM 520에 영우를 태우고 최 실장과 민희를 가둔 지하 4층 창고에 간다. 카메라는 SM 시리즈 엠블럼과 차명을 노출한다.
극 후반 영우는 주차장에 있는 승용차를 타고 달아나려고 하지만, 준호가 SM 520으로 차량 측면을 받으면서 실패한다.
영우는 후진으로 간신히 차를 빼고, 주차장 양끝에서 준호와 치킨게임을 한다. 카메라는 고속으로 달려오는 영우가 탄 차와 준호가 탄 차를 번갈아 잡는다. 여기서 SM 520과 현대차는 다시 한 번 홍보 효과를 누린다.
영우가 탄 차가 현대차 EF 쏘나타라, 차량 후면의 엠블럼과 본넷 위 EF쏘나타 엠블럼이 노출돼서 이다.
앞서 극 중후반 영우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 역시 현대차이다. 준호가 경찰에게 “아무 일도 없다”라고 하는 말에, 카메라는 돌아가는 경찰차에서 현대차 엠블럼을 잡는다.
결국 극은 준호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마무리 되지만, 반전이 일어난다. 모든 이야기가 준호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무서운 실화를 영화로 찍기 위한 패거리들이 준호를 사주해 꾸민 것이다. 실화 영화는 급속도로 인터넷 퍼진다.
정용주 감독의 ‘다시, 봄’에서도 현대차가 홍보 효과를 누린다. 주인공 은조(이청아)는 시간을 거슬러 사는 여자이다. 이 과정에서 딸 예원(박소이)을 만나고, 연인 호민(홍종현)과 남편 준호(박지빈) 등도 만난다.
관객은 극중 은조와 지민이 택시를 타고 가는 장면에서 라디에이터그릴 위 현대차 엠블럼을, 은조가 골목을 걸어가는 장면에서는 아반떼의 차명과 역시 현대차 엠블럼 등을 각각 볼 수 있다.
7개의 유성이 떨어지는 2011년 4월 1일 은조는 다시 살기 위해 한강 다리에서 투신하면서 극은 엔딩크레딧을 올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주 개봉한 방화에서는 국산차 업체들이 홍보 효과를 누렸다”면서 “이외에도 나이키, 니콘 카메라, 영창피아노, 코닥, 아이폰 등 다양한 브랜드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정수남 글로벌모터즈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