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이 흥행을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 주에도 방화는 몸을 사렸다. 박나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걸캅스 한 편만 개봉한 것이다.
13일 영화계에 따르면 이 영화에서는 1월 개봉 영화 ‘내안의 그놈(감독 강효진)’에서 주인공을 맡은 라미란(박미영 주무관 역) 씨가 이성경(조지혜 형사), 윤상현(조지철, 미영의 남편)과 호흡을 맞췄다.
5월 가정의 달에 맞게 15세 이상 관람 가능한 이 영화의 시나리리오는 단순하고, 유쾌하다.
극중 우준(위하준 분)과 필립(주우재), 용석(강홍석) 등은 신종 마약을 제조해 유통하고, 클럽에서 20대 초반의 아가씨들을 꼬여 마약을 주입하고 성관계를 갖는다.
이들은 이를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유포하고, 마약 구매자를 모집하는 범죄자 집단이다.
이들의 그물망에 대학 새내기 서진(박소은)이 걸려든다. 어느날 서진은 친구 수빈(조혜주)과 함께 우준 일당의 근거지인 홍대 클럽을 찾는다.
이곳에서 서진과 수빈은 우준 일당과 함께 술을 마시고, 춤을 추고 즐긴다. 이어 우준 일당은 마약으로 서진을 쓰러트리고, 서진을 자신들의 아지트에서 성추행한다. 성추행 장면을 카메라로 찍고, 이들은 자신들의 페이스북에 올린 후 ‘좋아요’ 3만개를 돌파하면 성추행 영상을 공개한다고 밝힌다.
서진은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미영과 지혜, 장미(최수영)가 함께 근무하는 성산경찰서 민원실을 찾는다. 다만, 서진이 차마 자신의 상황을 말하지 못하고, 자신의 휴대폰을 민원실에 놓고 나가버린다.
미영이 휴대폰을 들고 서진을 뒤따르지만, 서진은 경찰서 앞에서 과속으로 달려오는 트럭에 치여 혼수상태에 빠진다. 카메라는 트럭 앞 기아차 엠블럼을 포착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어 극은 미란과 지혜, 장미가 휴대폰을 통해 서진의 사연을 뒤쫓는 형태로 펼쳐진다.
국가 대표 레슬링 선수로 종전 여성기동대 특채 출신인 미영과 강력반 형사지만 과잉 진압으로 민원실로 잠시 쫓겨난 지혜, 카이스트 출신으로 국정원 댓글 작업에 참여한 해커 장미 등은 서진의 사건을 하나씩 풀어간다.
미영과 지혜는 올케와 시누이 사이로 남편이자 오빠 지철(윤상현)을 놓고 으르렁대는 사이다.
그러다 둘은 우준 일당의 꼬리를 잡게 되고, 이들의 협박으로 최근 여성들이 잇달아 자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한 20대 여성이 서진과 같은 이유로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데 그녀가 떨어진 차량이 현대차 세단 위이다.
카메라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현대차 엠블럼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미영과 지혜는 우진 일당의 주활동 무대인 홍대 클럽을 찾는다. 여기서 카메라는 우준 일당이 타고 온 검은색 세단 A시리즈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아우디 엠블럼을 잡는다.
이들이 아우디 차량을 타면서 극중 아우디가 가장 큰 홍보 효과를 낸다.
아울러 지혜가 속한 강력반이 현대차 스타렉스를 타면서 현대차 엠블럼 역시 톡톡한 재미를 본다.
극중 차량 추적 장면에서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은 현대차 그랜저, 기아차 모닝과 오피러스 등 현대기아차가 일색이다.
걸캅스의 최고 장면은 마지막 추격전이다.
성산경찰서 민원실장(염혜란)은 여성경찰기동대 후배 미영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우준 일당을 잡으라고 명령한다. 우준은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로 향한다. 일본으로 도주하기 위한 수속을 밟기 위해서 이다.
영동대교를 건넌 미영과 지혜는 테헤란로에서 달려오는 우준과 삼성역 사거리에서 조우한다.
지혜는 자신의 차로 우준의 차를 들이 받는다. 우준은 후진으로 차를 빼 달아나고, 지혜는 현란한 운전 솜씨로 우준의 아우디를 몬다. 카메라는 아우디 엠블럼과 기아차 엠블럼을 번갈아 잡는다.
미영과 지혜가 탄 차는 구형 흰색 스포티지이다. 관객은 기아차 엠블럼을 볼 수 있지만, 추격 장면이라 화면의 빠른 전환으로 차명을 쉽게 알 수 없다. 각진 디자인과 순간적으로 카메라에 비친 차명이 스포티지이다. 2000년대 중반 출시된 각진 구형 스포티지이다.
우준은 5월 초순 코엑스 일대에서 펼쳐지는 C페스티벌 현장으로 차를 몰아, 인파를 헤집고 다닌다. 지혜의 스포티지 역시 우준의 아우디를 뒤쫓는다.
결국 우준은 지혜에게 잡힌다. 스포티지가 아우디의 옆구리를 박았기 때문. 우준은 코엑스 안으로 달아나고, 미영과 한판 승부를 펼치는데….
극중 가장 큰 홍보 효과를 내는 브랜드는 아우디이다. 극 내내 등장한 점도 있지만, 홍대 클럽 앞에서 미영이 “아우디”를 언급하면서 차적 조회를 요청한다. 게다가 민원실장이 경찰서에서 CCTV(폐쇄회로화면)를 보면서 미영 등에게 “아우디가 현재 테헤란로를 달리고 있다”고 무전하기도 한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이번 주까지는 어벤져스로 방화가 개봉을 피할 것”이라면서도 “틈새 시장을 노린 영화를 통해 국내와 완성차 브랜드가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1일 현재 어벤져스는 1250만8896명, 걸캅스는 38만8675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