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차 업계가 2015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배기가스 조작사건)를 완전 극복하고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올해 판매 1만대 클럽에 진입할 브랜드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 수입차 시장이 다소 침체에 빠진 가운데, 일부 브랜드가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4개 수입차 브랜드는 올해 1∼4월 7만38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9만3328대)보다 -24.6% 판매가 줄었다.
이로써 올해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은 14.64%로 전년보다 2.09% 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시장 약세와 무관하게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중 지프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해 12종의 지프 신차를 앞세워 1∼4월 판매가 74.4% 급성장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이 한국 시장에 자사의 대표 브랜드로 지프를 내세우면서, 1∼4월 74.3%의 성장세를 달성한 것이다.
올해 판매 대수는 3059대이었으며, 지난해 판매 대수(7590대)와 올해 성장세 등을 고려하면 올해 추정 판매대수는 1만3229대이다.
이를 위해 지프는 2010년대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는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상승세를 감안해 4월 초 모두 12종의 신형 지프를 선보였다.
FCA의 파블로 로쏘 사장은 “올해 1만대 판매를 달성하기 위해 신차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의 볼보 역시 올해 1만대 가입이 유력하다.
볼보는 같은 기간 3426대를 팔아 27.7%(743대) 판매가 크게 늘었다. 올해 성장세는 전년 성장세보다 1.4% 포인트 낮지만, 이 같은 성장세라면 볼보 역시 올해 처음으로 1만대 판매를 돌파할 것으로 협회는 진단했다.
볼보는 지난해 한국에서 모두 8524대를 판매했으며, 올해 예상 판매 대수는 1만885대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볼보는 신형 XC60과 XC90 등 SUV를 앞세워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2008년 국내 수입차 시장 첫 1만대 판매(1만2356대)를 달성한 일본의 혼다 역시 2년 만에 1만대 판매에 도전한다.
혼다는 2017년 1만299대로 1만대 클럽 재가입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큰 부침을 겪었다. 판매가 7956대에 그치면서 전년보다 22.7% 급감한 것이다.
그러던 혼다가 올해는 달라졌다. 1∼4월 3673대를 팔아 전년 동기(1774대)보다 107% 판매가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혼다는 올해 한국에서 1만6469대 판매가 예상된다.
혼다 역시 인기 SUV CR-V와 세단 시빅 등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한다.
BMW의 고급 소형차 브랜드 미니의 1만대 클럽 가입은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3.9% 역성장하면서 9191대를 팔았지만, 올해 4월까지 성장세 역시 -1.9%를 기록해서 이다.
미니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미니 60주년 에디션’을 한국에 선보이고 1만대 판매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지난해 한국 판매를 다시 시작한 폭스바겐은 올해 1만대 판매가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판매가 474대로 61.6%(761대) 급감해서 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한국에서 1만5390대를 팔아 단숨에 업계 4위에 올랐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브랜드의 물량 부족으로 올해 수입차 판매가 주춤하다”면서도 “수입차 업계 역시 ‘빈익빈 부익부’가 강하게 나타나는 만큼 올해 1만대 판매를 달성하는 브랜드가 사상 최고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가 수입 판매하는 람보르기니(23대), 포르쉐(2137대), 롤스로이스(59대) 등도 올해 각각 283.3%, 44.9%, 68.6% 판매가 급증했지만, 대중차가 아니라 1만대 클럽 가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정수남 글로벌모터즈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