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문기업 쌍용자동차(대표이사 예병태)가 ‘투톱’ 전략으로 올해 흑자 원년을 일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2010년대 중반부터 대형과 소형, 고급과 대중 SUV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우선 쌍용차는 라인업 고급화로 부가가치를 높인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2017년 상반기 2.2 G4 렉스턴을 선보였다.
2001년 2.9 디젤로 선보인 렉스턴은 2012년 2.0 한국형 디젤엔진으로 다운사이징 됐다. 당시 SUV 트렌트가 중형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같은 해 상반기 렉스턴 W가 부산모터쇼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다만, 쌍용차는 2.2 디젤 엔진을 개발해 2016년 렉스턴 W에 탑재한 이후 이듬해 같은 엔진으로 G4 렉스턴으로 이름표를 바꿨다. G4 렉스턴은 쌍용차의 플래그쉽 SUV로 하이엔드(고가격·고사양) 모델이다.
쌍용차는 2010년대 초 2.0으로 선보인 코란도 C,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투리스모 등에도 2.2 디젤 엔진을 2016년부터 장착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지속했다.
이중 코란도 스포츠는 지난해 렉스턴 스포츠로 차명을 바뀌면서 역시 G4 렉스턴의 고급 사양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쌍용차는 올초 장축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 칸을 선보이고 시장 공세를 강화했다.
쌍용차는 소형 SUV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2월 1.6 코란도 디젤을 선보이면서 동급의 티볼리와 시장을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쌍용차가 중형 SUV를 버리고 대형과 소형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셈이다. 이는 최근 자동차의 대형·고급화 추세와 함께, 1∼3인 가구가 늘면서 소형 SUV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반영한 전략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2013년 한국GM이 트랙스로 시장을 개척한 소형 SUV 시장은 첫해 판매가 르노삼성 QM3와 함께 8114대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차종도 5종으로 늘면서 판매가 1590%(12만9010대) 급증했다.
이 같은 판매 소형 SUV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여기에 쌍용차는 최근 티볼리 트림에 1.5 가솔린을 추가하고 ‘디젤-가솔린’ 투톱 전략도 추가했다.
2015년 하반기 불거진 폭스바겐의 디젤차량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으로 디젤 차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고, 고객 인식도 부정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같은 엔진을 장착한 코란도 가솔린을 하반기에 선보이면서 투톱 전략에 속도를 낸다.
쌍용차 관계자는 “앞으로 가솔린 SUV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해 8, 9월 경 코란도 가솔린을 출시할 것”이라면서도 “가솔린 SUV는 최대 2.0까지만 시장성이 있어, 가솔린. 2.2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도 최근 QM6 2.0 가솔린 모델을, 볼보 역시 2.0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XC90과 XC60 등을 올해 내놨으며, 현대기아차도 자사의 SUV에 2.0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있는 이유이다.
이 관계자 “코란도 1.5 가솔린 역시 터보 엔진을 장착할 계획이지만, 차량 특성에 맞게 출력 등 성능에서는 티볼리와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수요에 맞춰 생산 능력을 조절하겠다”고 덧붙였다.
쌍용차는 현재 평택 공장 1, 2 라인에서 월 3000대의 티볼리 가솔린을 생산하고 있으며, 유럽 전략 모델인 티볼리의 해외 판매가 증가할 경우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2라인의 연산 능력은 20만대 수준.
한편, 쌍용차는 이 같은 투톱 전략으로 올해 1분기 매출이 9332억 원으로 전년 동기(8088억 원) 보다 15.4%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 손실액은 278억 원으로 11.2%(35억 원) 소폭 개선됐다.
쌍용차가 차량 대형화로 고급화를 진행했지만, 차량 가격을 합리적으로 설정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 코란도 스포츠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차량 가격이 2106만원부터 2945만원이지만, 렉스턴 스포츠는 2340만원에서 3265만원으로 11% 정도 인상에 그쳤다.
이는 동급의 현대차 싼타페는 2975만원부터 4153만원, 기아차 쏘렌토는 2842만원부터 3878만원보다 합리적인 셈이다.
정수남 글로벌모터즈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