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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가 말하는 자동차 이슈] “국산차, 친환경車 연구개발 능력 배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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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가 말하는 자동차 이슈] “국산차, 친환경車 연구개발 능력 배가해야”

정수남 기자

기사입력 : 2019-07-04 06:24

김필수교수.이미지 확대보기
김필수교수.
올해 상반기 국산차 업계다 다소 선방했다. 경기 침체기에 불구하고 수출이 늘면서 전체 판매가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상반기 국산차 내수 판매가 전년 역성장세를 지속했지만, 현대차와 쌍용차의 선전으로 1% 미만의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 생산 역시 증가세를 나타냈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자동차연구소장)를 만나 국산차 업계의 현안을 짚었다.

- 쌍용차가 지난해 내수 3위에 오른 이후 올해도 이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 국내 승용차 5사 가운데 쌍용차는 부침이 심했죠? 2000년대 후반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결별하면서 기술이 유출됐고, 이 과정에서 법정관리와 정리해고 등으로 회사가 존폐 위기를 겪었습니다.
2011년 인도의 마힌드라가 인수하면서, 쌍용차의 숨통이 트였죠.

- 이후 쌍용차 매년 신차를 선보이면서 회복세가 빨라졌는데요.

▲ 우선 코란도 브랜드가 부활했죠. 2011년 코란도 C, 2012년 코란도 스포츠, 2013년 코란도 투리스모에 이어 올초 코란도 C를 코란도로 대체했죠. 이로 인해 쌍용차의 내수 성장세가 꾸준하고요. 코란도(KORANDO) 브랜드가 담고 있는 ‘KoRean Can Do’를 실현한 셈이죠.
여기에 세계적 트렌드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자리하면서 소형 SUV인 ‘티볼리’ 모델도 흥행에 성공했고요.
쌍용차가 2010년대 초 업계 꼴찌를 달렸지만,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고객 입맛에 최적화된 차량을 출시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쌍용차가 지난해 내수 판매에서 업계 3위로 올라선데 이어 올해도 이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 쌍용차의 안정적인 노사 관계도 여기에 크게 기여했는데요.
▲ 그렇죠. 완성차 노조는 국내 대표적인 강성 노조로 노사분규가 일상화 됐는데요, 쌍용차는 상하이차와 결별한 이후 2011년부터 무분규 사업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상하이차로 인한 큰 고통을 겪은 만큼 안정된 노사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피부로 느꼈기 때문입니다.
노사가 한걸음씩 양보하고, 회사가 잘 돼야 노조도 존재한다는 인식은 국내 기업들의 노조가 꼭 배워야 할 점입니다.

- 르노삼성도 최근 노사 대타협으로 성장에 시동을 걸었는데요.
▲ 르노그룹이 한국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안정화 됐다고 평가한 르노삼성은 지난 1년간 노조의 파업으로 지역 경제는 물론, 나라 경제에도 큰 피해를 안겼습니다.
최근 노사 합의로 공장이 재가동됐으나, 긴 노사분규로 강성노조 이미지와 고객 외면 등 다양한 문제를 낳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쌍용차의 노사 관계가 경쟁 업체에는 가장 바람직한 사례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 노사 안정에도 불구하고 최근 부상한 공유경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완성차 업체에는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닌데요.

▲ 맞습니다. 대세로 자리잡은 전기차로 부품 협력사와 생산직 과반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전기차의 경우 고체연료 차보다 부품이 절반 이하로 감소하기 때문이죠. 여기에 공유경제로 신차 판매 축소는 불가피합니다.
자동차 패러다임 전환이 급격해지고 있어, 완성차 업체 노사 역시 미리 대처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 방법이 있을 텐데요.

▲ 쌍용차를 필두로 국산차 업체들이 라인업을 다양화해야 합니다. 쌍용차는 SUV 중심이고, 르노삼성은 SUV, 세단, 전기차 등으로 세분화 됐지만 경쟁사에 비하면 제한적인 라인업을 지녔습니다.
최근 SUV가 인기지만, 아직은 세단이 판매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선보인 현대차 신형 8세대 쏘나타가 내수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쌍용차를 비롯해 르노삼성, 한국GM 등이 차종 운영 전략을 넓혀야 할 것입니다.

- 쌍용차를 비롯해 국적 완성차 업체들이 디젤 기반의 SUV 라인업 운용도 개선해야 할지 싶은데요.

▲ 한계죠. 정부가 미세먼지 등으로 디젤 승용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주요국들이 이르면 2030년 디젤차 판매를 중단한다고 속속 발표했습니다. 디젤차가 사라질 날이 머지않은 것이죠.
국산차 업체들이 디젤 SUV에 치중하고 있는데, 친환경과는 거리가 있어 향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합니다. 일본 도요타와 스웨덴 볼보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 국적 기업들이 친환경 차량에 대한 기술이 유수의 업체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요.

▲ 이들 차량에 대한 연구개발 능력과 원천 기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적과의 동침이나 공동 개발 등 다양한 수단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친환경차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 상반기 국산차 수출이 다소 늘었지만, 여전히 수출 증대가 문제인데요.

▲ 내수 신차 판매는 많아야 180만대 수준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국내 생산의 60%를 수출하고 있어, 수출선 다변화가 시급합니다.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 등은 2010년대 들어 해외 시장 변화로 수출에서 큰 부침을 겼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에도 해당되는 말이지만 수출선 다변화가 필요합니다. 이중에서 하위 3사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있어야 합니다.

- 사실 국산차 업체 가운데 토종은 현대기아차 뿐이고 모두 외국계인데요. 국산차 산업의 발전을 위해 조언하신 다면요

▲ 이산화탄소 저감, 연비 강화 등 환경 규제는 더욱 빨라질 것 입니다. 아울러 우리 정부를 비롯해 주요국 역시 조만간 친환경차 의무 판매제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중국은 올해부터 친환경차 의무 판매 비율을 10%에서 시작해 매년 2%씩 올린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는 4~5% 선에서 시작할 지 싶습니다. 쌍용차 등 일부 기업에는 ‘발등의 불’인 셈입니다.
국적 완성차 업체들은 안정적이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그 위에 연구개발 능력을 배가해 친환경 차량 개발에 매진해야 합니다.
기업의 최대 목표는 이윤 추구지만, 100년, 200년 영속이 더 큰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정수남 글로벌모터즈 기자 perec@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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