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문업체 쌍용자동차(대표이사 예병태)가 라인업을 다각화 하고 세계시장을 공략한다. 2010년대 들어 매년 전략 SUV를 출시하고 국산차 업체로는 유일하게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회사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쌍용차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내수 판매에서 연평균 17.3%의 성장세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국산의 내수 판매는 평균 0.8% 성장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도 쌍용차는 내수에서 모두 5만5950대를 팔아 전년 동기보다 8.6% 판매가 늘어 업계 최고 상승세를 기록했다. 쌍용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계 3위에 오른 이유이다.
다만, 쌍용차는 수출에서는 2011년 7만3630대에 이어 2013년 7만8740대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지속적인 감소로 지난해 수출은 3만2855대로 5년 전보다 58.3% 급감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수출 회복을 노린다.
우선 쌍용차는 세계 각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 구매를 권장하고 있어 전기 SUV를 선보인다. 쌍용차의 코란도 플랫폼을 사용하게 될 전기 SUV는 순수 전기차로 내년 현재 상용화 막바지에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내년 정부 인증 등을 마치고, 이르면 내후년에 전기 SUV를 국내외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면서도 “전기 SUV가 코란도와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가솔린과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하면 전혀 다른 모델”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코란도와 경쟁할 만한 전기 SUV가 적어 승산이 있다. 아울러 쌍용차가 국내에서는 SUV 전문 업체로 경쟁력이 있지만, 해외에서는 유수의 업체에는 밀리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전기 SUV가 쌍용차의 수출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 가솔린 라인업 강화…9월 코란도 1.5 이어 중형 가솔린 SUV도 출시할 듯
여기에 쌍용차는 가솔린 라인업도 강화한다. 2015년 하반기 불거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배기가스조작 사건) 이후 주요국들이 디젤차의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서 이다. 이로 인해 최근 들어 볼보 등은 디젤 SUV를 포기하고 가솔린 SUV를 대거 선보이고 있다.
쌍용차 역시 2015년 초 소형 SUV 티볼리 가솔린(1.6)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달에는 이를 1.5 가솔린으로 바꿨다.
쌍용차는 이르면 9월 같은 엔진을 코란도에 탑재하고 국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쌍용차는 중형 가솔린 SUV 출시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자사의 라인업이 대형과 소형으로만 이루져 다양한 고객 욕구를 충족할 수 없어서 이다.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최근 들어 디젤 SUV가 사양 추세”라면서 “가솔린 SUV는 2.0이 가장 인기가 있다”며 관련 차종 출시를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행보에 긍정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차는 2017년 말 단종한 대형 세단 체어맨을 통해 이미 가솔린 엔진에 대한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며 “쌍용차가 다양한 가솔린 SUV 라인업을 갖출 경우 성장세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는 “쌍용차가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고객 입맛에 최적화된 차량을 출시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면서도 “쌍용차는 아직도 디젤 SUV 라인업이 많아 향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의 라인업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쌍용차는 2010년대 초중반 정부의 국채 과제로 코란도 C 전기차를 개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