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폭스바겐, 아우디의 자리를 빠르게 꿰찬 일본 도요타의 실속 경영이 업계 시선을 끌고 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2015년 9월 디젤게이트(배기가스조작사건)로 국내 판매가 중단된 이후 지난해 판매를 재개했지만, 종전 업계 각각 3위와 4위 위상을 찾지 못하고 있다.
14일 한국수입장동차협회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폭스바겐은 1만5390대를 판매해 도요타(1만74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종전 2010년부터 6년간 유지한 3위 자리를 빼앗긴 것이다. 아우디 역시 같은 기간 업계 4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1만2450대 판매로 렉서스(1만3340대)에 밀려 5위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한국도요타는 도요타와 렉서스를 통해 지난 1조1976억원으로 전년(1조490억원)보다 14.2%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해 도요타 매출은 벤츠 4조4742억원, BMW 3조284억원에 이어 업게 3위.
반면, 영업이익률은 도요타가 벤츠와 BMW를 앞섰다. 지난해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683억원으로 전년보다 12.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 5.7%를 기록했다. 도요타의 영업이익률은 벤츠(3.4%)보다 1.6배 이상 높은 것으로, 수입차 업체 최고이다.
이는 디젤게이트와 정부의 디젤차 규제가 강화되면서 하이브리드차량(HEV) 등 친환경 차량일 인기를 끌고 있어서 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도요타와 렉서스는 부가가치가 높은 하이브리드 차량만 판매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혼다코리아도 지난해 업계 10위에 오르면서 선방했다. 지난해 매출 4764억원, 영업이익 196억원으로 전년대비 12.6%, 286% 늘었다. 혼다 역시 라인업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가 없는 한국닛산은 지난해 매출 2106억원으로 전년보다 25.6% 급감하면서, 140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지난해 업계 순위는 13위를 달성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출가스 조작과 리콜(대규모 시정조치) 등으로 국내에서 아우디와 폭스바겐 디젤 차량이 신뢰를 잃으면서 도요타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며 “앞으로 이 같은 수입차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도요타는 올해 상반기 렉서스 8372대, 도요타 6319대 등을 각각 판매해 벤츠(33116대)와 BMW(17966대)에 이어 업게 3위와 4위를 꿰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