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관용차로 사용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이 지난해 한국에서 밀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부는 차량 구매자를 한국인으로 파악하고 있어, 구매부터 밀반출까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이를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 추정이다.
24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NK News가 최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전용 차량으로 이용하고 있는 방탄 벤츠 마이바흐 S600 등 차량 두대가 지난해 9월 30일 부산항에서 출발해 러시아 나홋카를 경우해 북한으로 들어갔다.
이들 차량의 가격은 최고 160만 달러(19억원)이다. 고가의 벤츠 차량이 각국 정부의 대북 제재망을 뚫고 북한까지 들어가게 된 경위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는 이유이다.
NK News는 김정은 위원장의 마이바흐 S600이 지난해 6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컨테이너에 실려 중국 다롄항에 도착했으며, 이어 일본 오사카항을 거쳐 9월 30일 부산항에 들어왔다.
이어 마이바흐 S600은 10월 1일 토고 국기를 단 화물선 DN5505호를 타고 러시아 나홋카로 향했다. DN5505호의 소유주는 도영 시핑으로 불법 환적 혐의로 국내에 억류됐다 폐기 절차를 밟고 있는 카트린호를 소유한 회사이다. 이 선박은 불법 환적을 숨기기 위해 부산항을 출발한 뒤 선박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자동식별장치(AIS)도 끈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 고양시 소재의 ‘Enermax Korea’라는 회사 소유의 이 선박은 무연탄 등을 실고 10월 19일 귀국했다. 현재 Enermax Korea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서 제재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무연탄 역시 북한산이라는 게 NK News의 판단이다.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운송은 10월 7일 북한 고려항공 소속의 화물기 3대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는데, 이 화물기는 김정은의 전용 차량을 해외로 운송할 때 쓰이던 기종과 같은 항공기로 이를 통해 북한으로 운송된 것으로 NK News는 예상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와 관세청은 일축했다고 NK News는 강조했다.
벤츠는 자사의 제품 가운데 마흐바흐를 독재자, 인권유린자 등에게 팔지 않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벤츠는 “북한과 거래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의 유력 소식통은 김정은의 마이바흐를 계약한 고객은 한국인로 추정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NK News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