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 들어 해외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나, 일본 사업의 경우 발목이 잡혔다. 정 수석부회장이 철수 10년만에 일본 재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한일간 갈등으로 시장 공략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중순 일본에서 열린 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와 수소위원회에 참석해 현지 재진출을 타진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수소위원회 공동위원장 자격으로 일본을 찾은 것인데, 당시 그는 일본 재진출을 위해 2017년 발족한 태스크포스(TF)와 자사의 일본법인인 현대모터재팬 등과 현지 상황 등을 점검했다.
현대차는 2000년 아반떼, 싼타페 등을 앞세워 일본에 진출했지만, 이후 10년간 1만5000대를 판매하는데 그치면서 2009년 일본 사업을 접었다.
다만, 현대차가 10월 열리는 동경모터쇼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일본 재진출이 상당부분 늦춰질 전망이다.
우리 정부의 강점기 당시 강제 징용자의 보상에 대한 요구에 일본이 이달 초 경제 보복으로 응수하면서 한일 간의 대립이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는 점을 감안한 조치라는 게 업계 풀이다.
현대차는 미국 등 주요국 사업은 안정권에 있다고 판단하고, 올해 일본을 비롯해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동경모터쇼 불참은 올초 결정된 사안으로 최근 한일 갈등과는 무관하다”며 “올해 3월 제네바모터쇼에도 참가하지 않았으며, 파급 효과 등 세부적인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2조1276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415억원)보다 5.1%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8.4%(297억원) 증가한 3841억원, 해외 매출은 7.6%(1436억원) 하락한 1조743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정수남 글로벌모터즈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