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에서 국산차의 경쟁력이 상실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산차의 내수 판매가 올 들어 1월과 4월을 제외하고 전년 동월보다 모두 감소했기 때문이다.
7월 역시 국산차의 내수 판매는 감소했다. 전통적으로 7, 8월이 자동차 비수기임을 감안하더라고 올해 판매 하락세를 감안하면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7월 국산차 판매는 모두 234만6914대로 전년 동월(230만4050대)보다 1.9% 판매가 늘었다.
이중 같은 기간 내수 판매는 13만1638대로 2%(2717대) 감소했다.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 대우버스를 제외하고 업계 1위인 현대차를 비롯해 한국GM, 쌍용차, 타타대우 등의 판매가 줄어서 이다.
지난달 기아차는 4만7080대, 르노삼성은 8707대를 각각 팔아 전년 동월보다 0.2%(80대), 9.3%(706대) 판매가 늘었다. 대우버스 역시 203대를 팔아 79.6%(90) 판매가 급증했다.
이 기간 현대차는 0.1%(6만367대→6만286대), 쌍용차는 11.4%(9823대→8707대), 한국GM은 17.8%(9000대→6754대) 각각 판매가 줄었다.
한국GM을 제외하고 현대차와 쌍용차가 올해 신차를 다수 선보인 점을 고려하면 내수에서 국산차의 인기가 사그라들었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 지적이다.
이로써 올해 1∼7월 내수 판매에서 전년 동월보다 현대차(7.1%), 쌍용차(5.4%)만 증가했으며, 기아차(7.9%), 한국GM(17.8%), 르노삼성(7.6%), 대우버스(4.6%), 타타대우(21.8%) 등의 판매는 모두 감소하게 됐다.
지난달 국산차 판매 증가는 수출이 주도했다. 이들 7사의 지난달 수출은 모두 21만5927대로 전년 동월(19만3439대)보다 11.6% 늘었다.
◇ 7월 국산차 판매, 수출이 주도, 모두 21만5927대로 11.6%↑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9만4407대, 8만6847대를 수출해, 전년 동월보다 35.1%(2만4515대), 8.4%(6730대) 수출이 크게 늘었다. 아울러 대우버스 수출 역시 같은 기간 400%(2대→10대) 초고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GM 14.2%(2만9371대→2만5208대), 쌍용차 36.1%(2805대→1791대), 르노삼성 31%(1만963대→7566대), 타타대우 66.1%(289대→98대) 등의 수출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문제는 이들 기업 가운데 한국GM과 쌍용차의 수출 개선이 어렵다는데 있다.
한국GM은 모기업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의 경소형차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다만, 2012년 GM이 자사의 대중브랜드 쉐보레의 판매 부진을 이유로 유럽에서 철수하면서 한국GM의 수출 역시 줄곧 역성장하고 있다.
쌍용차도 상황은 비슷하다. 쌍용차는 2013년 사상 최고(7만8740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지만, 이후 일부 국가의 재정난 등으로 주력 시장인 유럽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지난해 수출은 3만2885대로 5년 전보다 58%가 감소했다.
한국GM은 강소기업으로 탈바꿈 한다는 계획이라, 향후 수출 개선세는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쌍용차는 호주 등 신규 시장 개척과 남미 등 주요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복안이지만, 세계 유수의 브랜드에 밀려 수출 회복이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업계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는 “쌍용차의 경우 차종 다양화를 먼저 추진해야 한다”며 “현재 국산차는 세계 유수의 완성차보다 경쟁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22% 줄었다. 이를 감안할 경우 장기화된 경기 침체에 따른 자동차 판매 감소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정수남 글로벌모터즈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