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100억원 이상 투입된 대작 방화 3편이 전국 극장가에 걸리면서 현대기아자동차가 웃었다.
5일 영화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에 이어 31일 엑시트(감독 이상근)와 사자(감독 김주환) 등이 개봉했다.
이중 훈민정음 창제 과정을 그린 나랏말싸미의 배경이 조선시대라 차량 등장은 없다. 반면, 엑시트와 사자는 현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차량이 등장한다.
엑시트는 앤서화학의 한 연구자가 경영에서 밀려나자 자신이 개발한 독가스를 도시 전체에 퍼트리는 묻지마 범죄를 그렸다. 엑시트는 도시 전체에 독가스가 퍼지자, 살아나기 위한 한 가족의 고군분투를 다뤘다.
이용남(조정석 분)은 대학을 졸업했지만,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1년 이상 백수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다 용민은 어머니 현옥(고두심)의 칠순 잔치를 구름정원이라는 컨벤션 홀에서 가족과 함께 갖는다.
구름정원에서 잔치가 끝날 무렵 앤서화학 연구자는 앤서화학 사옥 앞에 대형 트럭을 세우고 독가스를 분출한다. 트럭이 앤서화학 사옥 앞으로 들어오자 카메라는 트럭 정면에 붙은 현대차 엠블럼을 스크린 가득잡는다. 바로 현대차 마이티 트럭이다.
독가스가 도시에 퍼진줄 모르고 고희 잔치를 즐기던 용남네는 늦은 밤 잔치를 마치지만, 구름 정원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검물 옥상으로 향한다. 독가스가 점점 상공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옥상으로 통하는 문이 밖에서만 열 수 있는 구로라 용남 가족은 계단에서 멈추는데….
이때 용남이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 벽을 오른다. 용남이 대학 시절 산악부에서 암벽 등반을 익혔기 때문이다. 천신만고 끝에 옥상에 오른 용남은 가족이 옥상으로 나와 119구조대 헬기를 타고 건물을 탈출하도록 돕는다.
다만, 헬기 탑승 인원 제한으로 용남과 구름정원 부지점장이자 용남의 동아리 후배인 정의주(임윤아)만 옥상에 남게 된다. 이후 극은 용남과 의주의 옥상 탈출기를 유머와 스릴 등을 적당히 섞어가면서 펼쳐진다.
극 중반 용남의 부친 장수(박인환)가 용남의 생사여부를 알기 위해 택시를 타고 중내천으로 향하는 장면이 나온다. 택시가 중내천에 도착하자 역시 카메라는 택시 후면의 쏘나타와 현대차 엠블럼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극 중반 도시에 유독가스가 퍼지면서 독가스에 중독된 트랙스를 탄 운전자자 주유소로 돌진한다. 카메라는 쉐보레 엠블럼을 잡는다. 극중 아비규환인 도로에 차량이 많지만, 카메라는 차명이나 엠블럼 등을 노출하지는 않는다.
용남과 의주는 천신만고 끝에 옥상에서 탈출하고, 물이 유독가스의 해독제로 확인되자 비가 오면서 극은 엔딩크레딧을 올린다.
같은 날 개봉한 사자는 구마(驅魔) 이야기이다.
초등학생인 박용후(박서진)는 경찰 아버지를 잃는다. 용후의 아버지는 밤 근무 중 음주단속을 실시하다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도주하는 차량에 매달린 채 끌려가면서 차량에서 떨어져 사망한다.
앞서 차량이 음주 측정 장소에 멈추면서 카메라는 보닛 위 BMW 엠블럼을 잡는다.
아버지와 성당에 다니던 용후는 혼수 상태인 아버지를 살려달라는 자신과 성당 신부의 기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죽자, 이후 신을 거부한다. 20년 후, 30대 청년인 용후는 이종격투기 챔피언이 되는데….
용후는 이동 차량으로 기아차 카니발을 탄다. 극중 용후가 악몽에 시달리자 점쟁이를 찾아가는 장면에서 카니발 전면에 기아차 엠블럼이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극은 바티칸에서 온 안 신부(안성기)와 용후가 호흡을 맞춰 검은 주교인 지신(우도환)과 싸우는 내용이다. 용후가 신을 거부하지만, 착하게 살다 죽은 아버지 덕에 신에게 선택돼서 이다.
극중 클럽 사장인 지신은 람보르기니를 타지만, 카메라는 차명이나 엠블럼을 노출하지는 않는다.
극 대부분이 안 신부, 용후, 지신 등의 악귀 싸움이라 차량 등이 자주 나오지는 않지만, 용후가 자신의 애마로 스포츠 세단 마세라티 기블리를 이용하면서 마세라티 엠블럼과 차명이 극중 자주 나온다.
결국 용후는 안 신부를 대신해 지신과의 결투에서 승리한다.
세편의 영화에서 현대차가 우세승을 거뒀다. 3일 현재 엑시트 218만8843명, 사자 96만2455명, 나랏말싸미 92만5513명 순으로 관람객이 많았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방학 성수기를 맞아 100억원이 넘게 투입된 대작 개봉이 줄을 잇고 있다”며 “무거운 주제보다는 가볍고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