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올해 손익분기점을 경영 목표로 세웠지만, 노동조합의 무리한 요구로 목표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GM은 지난해 상반기 모기업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철수설이 불거지면서 존폐 위기를 겪었다. 다만, 당시 우리 정부와 GM이 9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면서 현재 한국GM은 회생의 길을 걷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회생에 노조가 걸림돌로 부상했다.
힌국GM 한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이코노믹을 만나 “노조가 올해 임금과 단체 협상안으로 기본급 5.65% 인상과 통상 임금의 250% 규모의 성과급(1인당 평균 1650만 원),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중 기본급 인상부을 3월부터 소급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올해 임단협을 8년만에 무분규로 최근 타결한 현대차 노조의 기본급 4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150%+300만원 등보다 과하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현재 회사 측은 올해 경영 실적 달성을 위해 지난해에 올해 역시 임금동결을 요구하고 있어, 현재 협상에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여기에는 GM이 2012년대 초 자사의 대중 브랜드 쉐보레의 유럽 철수를 단행해 한국GM의 수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이 회사는 최근 4년 간 4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GM은 지난해 매출 9조3368억원으로 전년(10조9132억원)보다 14.4% 감소해 영업이익 6149억원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조6266억원에서 8584억원으로 다소 줄었다.
반면, 한국GM 노조는 7월 초순 사측과 첫 만남 이후 그동안 8차례 단체교섭을 가진 뒤 부분파업과 잔업·특근 거부 등 쟁의행위를 펼쳤다. 이 회사 노조는 사측이 협상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내달 전면파업을 예고했다.
한국GM 관계자는 “노조 요구안을 수용할 경우 올해 손익분기점 달성은 물 건너 가고 오히려 2500억 원 적자가 예상된다”면서 “경영 정상화를 회사가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으며,
노조가 협력해야 수익나는 회사로 탈바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무직 역시 600∼700만원의 급료가 깍이었다. 회사 정상화까지는 인내의 시간 필요하며, 결실이 나올 때까지 노조도 참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방법을 찾지 않고 이해해 달라는 말만 반복할 경우 전면파업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 학과)는 “한국GM은 내수 시장점유율 20% 달성도 가능한 업체이었다”면서 “GM은 철저하게 자본의 논리로 움직이는 회사라, 망한 뒤 후회하면 늦는다”고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조가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GM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지난달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국내 들여왔으며, 3일에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를 국내 출시한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에는 트랙스(1.4)와 이쿼녹스(1.6)의 중간인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한국GM은 올해 1∼8월 28만7916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30만6596대)보다 6.1% 판매가 줄었다. 이는 전년 판매 감소에 -11.8%에서 5.7%포인트 개선된 것이다.
정수남 글로벌모터즈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