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당국은 가로등도 없고 인적인 드문 골목길을 여성 혼자 걸어도 안전하게 폐쇄회로화면(CCTV)과 비상벨을 설치하는 등 여성안심귀가지역을 설정하고도 있다.
사람이 걷는 길은 안전해 지고 있지만,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는 최근 흉기로 돌변했다. 국민의 안전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최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최근 스텔드카가 자주 보인던데요.
▲ 밤에 모든 등화장치를 끄고 달리는 자동차를 말하죠. 특히 번호판의 등을 끄고 달리는 자동차는 사고를 내고 도주해도 불랙박스나 CCTV에 잡히지 않죠. 자동차를 잘못 사용하면 ‘흉기’입니다.
- 국내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4000명 정도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의 3배에 이르는 데요.
▲ 교통사고로 발생한 사망자도 있지만, 자동차를 이용한 범죄로 사망한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운전자나 탑승자의 신분 확인이 중요합니다.
앞서 언급한 스텔드카의 경우 자신의 위치를 다른 차량이 알리지 않아서 다른 차량을 위험하게 만드는 경우입니다. 차량의 신분을 알리는 게 바로 차량 번호판이죠.
차량 번호판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신분을 알려 문제가 전혀 없고, 나는 투명하다는 것을 말하는 유일한 장치인 셈이죠.
- 이를 감안해 나라마다 차량 번호판을 독특하고 눈에 잘 보이게 만드는 것 아닌가요.
▲ 맞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우선시 하는 부분이 바로 시인성이죠. 낮에는 물론이고 밤에도 번호판 등을 켜면 잘 보여야 합니다.
반면, 최근 주변을 보면 일부러 번호판 등을 빼거나 꺼지게 만들고 어둡게 만들어 자신의 신분을 감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울러 번호판을 살짝 꺾어 과속 단속카메라에 걸리지 않게 하거나, 번호판이 올라가게 하는 자동장치를 장착하기도 합니다. 특수 반사도료를 칠해 아예 카메라에 찍히지 않게 하기도 하고요. 모두 범죄 행위입니다.
- 상용차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한데요.
▲ 중대형 트럭의 경우 번호판을 짐칸용 밧줄로 감으면서 글자 하나 정도를 보이지 않게 하고, 진흙 등이 묻어있는 상태로 그대로 두거나 아예 먼지가 쌓여 안보이게 하고 있습니다.
모두 범죄 행위입니다.
- 자신의 신분을 숨기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하게 처벌해야 하지 않을 까요.
▲ 맞습니다. 이 같은 차량으로 무리하게 도로를 달릴 경우 2차 사고를 유발하기도 하고, 이를 악용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기 때문이죠.
지금보다 처벌 수위를 높이고 수시 단속을 강화해야 합니다.
상용차의 신분 노출은 중요합니다. 중국 등 몇몇 국가의 버스나 트럭의 경우 번호판 외에 뒷면에 차량 번호를 크게 페인트로 새깁니다. 범죄 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방법인 셈이죠,
- 야간 택시도 안전을 다소 위협하는데요.
▲ 택시는 버스 같은 일반 대중교통의 틈새를 이어주는 중요한 교통수단입니다. 여성 등 취약 계층의 경우 안심하고 탑승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근 일부 택시 역시 번호판 등을 끄고 운행하면서 탑승객의 불안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데요, 일부 여성의 경우 어두워지면 아예 택시를 타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기에 택시 조수석 대시보드에 있는 택시운전 자격증명도 문제입니다. 이는 탑승객에게 자신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최근 택시의 자격증명서를 보면 본인이 아닌 사람이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운전자 확인이 불가능하 부분이기도 하고, 여성 등 탑승객의 불안을 부채질하는 요소 입니다.
- 일부 지방차치단체가 택시운전 자격증명판을 잘 보이도록 조명을 설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군요.
▲ 공로 상에서 자동차의 경우 자신의 신분을 제대로 알리는 일은 안전하고 투명한 사회로 가는 최선의 길입니다. 사각지대인 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을 촉구하는 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