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예병태 대표이사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회사 정상화가 앞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쌍용차는 2009년 중국상하이자동차와 결별하기 직전인 200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적자 행진을 지속했다. 이 기간 최형탁 사장, 이유일 사장, 최종식 사장 등이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다만, 예 사장은 다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3월 말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이후 예 사장은 회사 정상화를 위한 기본기를 착실하게 다졌다.
우선 예 사장은 취임 하자마자 자사의 평택 공장을 찾아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애로를 들었다. 이후 예 사장은 지속적으로 임직원들을 만나는 등 소통 경영에 주력했다.
이처럼 직원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예 사장의 열린 경연은 10년 연속 무분규로 올해 임금협상을 매듭짓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예 사장은 최근 큰 갈등 없이 임원 20% 구조 조정과 임금 삭감, 노조원들의 복지 축소 등도 이끌어 냈다.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예 사장의 경영 철학에 임직원들이 호흡을 같이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아울러 예 사장은 흑자 전한을 위한 투톱 체제도 구축했다.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렉스턴과 스포츠유틸리티트럭(SUT)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 등에 코란도 디젤과 가솔린, 티볼리 디젤과 가솔린 등 대형과 소형 SUV 라인업을 구축한 것이다.
이는 최근 들어 대형과 소형 SUV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따른 전략이다.
실제 올해 1∼8월 소형 SUV 국내 판매는 모두 11만6532대로, 같은 기간 전체 SUV 판매(36만2268대)에서 32.2%의 비중을 차지했다. 국산차 전체 판매에서도 소형 SUV는 13.9% 비중을 기록했다.
게다가 같은 기간 국산차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했으나, 대형 SUV인 기아차 모하비는 같은 기간 4.8%, 렉스턴은 4.7%, 렉스턴 스포츠 브랜드는 2.5% 각각 판매가 늘었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대형 고급 SUV인 현대차 펠리세이드는 이 기간 판매 상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도 쌍용차는 대형과 소형 SUV 라인업을 강화해 적자를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취임 6개월 동안 이 같은 내수 안정을 이끌어 낸 예 사장은 수출 회복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예 사장은 이달 중순 8박 9일간의 일정으로 주력 시장인 이탈리아, 벨기에, 독일, 영국, 스페인 등 유럽 주요 대리점을 찾아 시장 현황을 직접 확인하고 애로 등을 수렴했다.
예 사장은 이번 방문 기간 “쌍용차 노사는 한팀”이라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신차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회사 정상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예 사장은 최근 들어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한 점을 감안해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21년에는 SUV 전기차 판매에도 나선다.
한편, 쌍용차는 올해 1∼8월 8만8702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9만925대)보다 판매가 2.4% 줄었다. 같은 기간 국산차 판매는 261만9283대로 0.7%(1만8377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