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회사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임직원 1200명을 만나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고 애로와 건의 등을 수렴한 것이다.
23일 회사 측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에서 임직원 1200여명과 60분간 즉석에서 질문하고 답했다.
이날 ‘변화’를 주제로한 대화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평소 소탈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임직원들과 사진을 함께 찍고, 임직원들은 ‘수석부회장’을 줄인 ‘수부’라고 정 수석부회장을 불렀다.
정 수석부회장은 청년 세대의 고민을 담은 책을 권하고 의견을 묻기도 했으며, 스트레스 관리에 대해 “잘 자면 풀린다. 술 마셔서 풀지는 않는다. 운동하면서 푼다. 맛있는 것도 먹는다”고 답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밥상교육’에 대한 질문에 대해 ‘건강’과 ‘긍정적인 생각’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계속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30%가 피에브이(PAV, 플라잉카 등 개인용 비행체),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자동차 산업의 화두인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해 “공간·시간적으로 사람과 사람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이 굉장히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안전을 바탕에 두고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회사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직원들이 많다는 질문에 “세계적으로 2500만대 차량 공급은 과잉이다. 자동차 회사가 계속 만들고 있고, 우리도 그 중 하나”라며 “미래에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 차만 잘 만들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서비스 등 앞서가는 솔루션을 내놔야 고객이 우리 차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를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변화의 체감 정도를 묻자 “갑자기 과격하게 변화하면 피로할 수 있지만, 필요에 의해 변화 중”이라고 일축말했다.
그는 “변화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고 지금은 빙산의 일각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 능력을 200~300% 발휘토록 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올해 출퇴근 시간에서 점심시간 유연화, 복장 자율화 등을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