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대표이사 도미닉 시뇨라)가 올해 기틀을 다지고 내년 초고속 성장세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신차가 없지만 부분변경 모델로 큰 폭의 성장세를 일구는가 하면, 내년에는 신차를 대거 투입하기 때문이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실제 르노삼성은 6월 선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QM6으로 매달 10%에 육박하는 국내 판매 신장세를 달성했다.
그러다 9월에는 2020년형 중형 세단 SM6이 가세하면서 전년 동월보다 16% 이상 판매가 급증했다.
다만, 지난달 국내 판매는 8401대로 5%(413) 수준으로 역성장 했지만, 르노삼성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이는 전년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지난달 판매는 올 들어 사상 최대를 기록해서 이다.
아울러 지난달 국내외 업체간 치열한 할인판매 경쟁으로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르노삼성 역시 이달 코리아 세일페스타로 맞불 작전으로 나서면서 판매 회복을 노린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이달 SM6의 일부 모델을 최고 530만원 할인 판매하는 등 다양한 고객 혜택을 제공한다.
르노삼성의 내년 내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전망이다. 이를 위해 르노삼성은 내년 모두 6종의 신차를 투입 예정이다.
우선 르노삼성은 내년 1분기에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신개념 다목적차량 XM3을 출시한다. 올봄 서울국제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소형 XM3은 내년 상반기에 국내 출시 예정인 소형 SUV QM3과 투톱으로 국내 동급 시장을 공략한다. 내년 들어오는 QM3은 2017년 신형 이후 완전 변경된 모델이다.
르노삼성은 여기에 준중형 전기차 SM3 Z.E.와 초소형 전기차 르노 트위지 등과 삼각편대를 이룰 3세대 신형 전기차 ZOE도 들여온다. 소형 해치백인 ZOE는 65㎾h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르노는 지난해 유럽에서 3만9500대의 ZOE를 판매했으며, 이는 유럽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18.2%의 비중에 해당한다. ZOE가 ‘유럽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전기차’라고 불리는 이유라는 게 르노삼성의 설명이다.
아울러 르노삼성은 상품성을 개선한 SM6과 QM6을 비롯해 르노 상용차 마스터의 신형도 내년 선보일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이들 신차를 앞세워 내년 국내에서 10만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2000년 출범한 르노삼성은 국내에서 2002년 11만6793대로 처음으로 연간 10만대 판매를 돌파했으며, 이후 등락을 거듭했다. 다만, 경기 침체와 신차 부재로 지난해에는 9만369대 판매에 그쳤다.
르노삼성의 수출 회복도 내년에 속도를 낸다.
르노삼성은 XM3의 유럽 물량을 확보하고, 부산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복안이다. 이는 그동안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닛산 로그의 생산 종료에 따른 것으로, 르노삼성은 르노와 협의해 수출용 XM3의 생산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최근 수출 길에 오른 트위지도 내년 수출이 본격화 될 경우 르노삼성의 수출도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번에 배를 탄 트위지가 142대에 불과하지만, 트위지가 2011년 선보인 이후 세계에서 3만대 이상을 판매된 점을 고려하면 내년 트위지 수출 물량은 수천대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XM3의 국내 시장 출시와 함께, 수출을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며 “내년 재도약을 위해 노사가 함께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뇨라 사장은 “내년은 르노삼성차가 출범한 지 20년이 되는 해”라며 “르노삼성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르노삼성의 올해 1∼10월 국내 판매는 3.3%(7만1157대→6만8803대), 수출은 36.4%(11만9368대→7만5924대) 각각 하락했다. 이는 르노삼성의 5월까지 누적 국내 판매(-14.4%)와 수출(-45.6%)보다 크게 개선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