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최대 생산공장이 중국에서 인도로 탈바꿈한다.
이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부진과 급성장세인 인도 잠재력이 맞물려 이뤄진 결과다.
중국은 베이징2공장을 가동한 후 10년 넘도록 현대차 생산의 최대 거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현대차는 2017년 주한미군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해 한국정부와 중국이 갈등을 보인 가운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으로 중국 내 생산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주춤하고 있는 사이에 인도에서 차량 생산이 급증하면서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현대기아차의 세계 최대 생산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 인도 첸나 1·2공장 생산량이 68만2100대로 현대차 중국 공장 생산량(66만3491대)을 2만대 가량 앞질렀다.
여기에 최근 중국에서 우한폐렴이 창궐해 현지 자동차 생산에 급제동이 걸려 현대기아차의 인도시장 공략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인구 14억인 인도는 차량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5위, 판매량은 세계 4위의 거대시장이다.
이에 따라 정체 국면을 맞은 중국시장의 새 대안을 찾고 있는 현대차로서는 인도가 최적의 요소를 갖춘 셈이다.
특히 인도는 거대 인구에 비해 자동차 보급률은 3% 대에 머물러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장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곳이기도 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는 한국을 선진국 시장 중심의 차량 개발·생산기지로 육성하고 인도를 신흥시장 개척을 위한 거점으로 삼겠다는 현대차의 중장기 계획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아차는 지난해 인도 시장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를 처음 선 보인 후 올해 1월까지 인도내 차량 판매 예약 대수가 5만대를 돌파했다.
기아차는 또 인도에서 공식 출시될 대형 다목적 차량(MPV) 카니발의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난달 21일 첫날 예약건수가 1410건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 인도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인도 자동차 시장은 경기가 좋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올해는 완연한 회복을 보일 것"이라면서 "중국이 우한폐렴 영향으로 장기 경제 침체에 들어갈 조짐을 보여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서둘러 인도 시장 개척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향후 현대차 인도 공장의 생산능력을 75만대로 늘려 연산 30만 대 규모의 기아차 인도 아난타푸르 공장과 함께 연간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시장 확대가 아닌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현수 글로벌모터즈 기자 khs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