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전기자동차 시장 쟁탈전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배터리 제조사간 합종연횡으로 불꽃을 튀기고 있다.
전기차의 품질과 가격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배터리 성능이라는 점에서 이들 업체간 조합은 향후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 다툼에서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 배터리만 사용해 오다가 최근 멀티 소싱 전략을 새롭게 채택했다.
테슬라는 파나소닉과의 독점공급 관계를 깨고 지난해 LG화학과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어 최근에는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CATL과도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ATL은 테슬라측에 오는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테슬라가 최근 가동에 들어간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용 배터리 전량을 공급할 방침이다.
파나소닉도 도요타 자동차와 지난해 초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합작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7월 CATL과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제휴하기로 했다.
자동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는 적도 아군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협력 관계가 얽히고 설킨 양상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독일 폭스바겐도 지난해 6월 9억 유로(약 1조1592억 원)를 투자해 스웨덴의 신생 배터리업체 노스볼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 합작사는 2024년까지 독일에 16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또 지난달 궈쉬안의 주식 20%를 매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으로선 중국 전기차 배터리업체에 대한 첫 직접 출자다.
프랑스 최대 자동차 제조사 푸조시트로엥(PSA)과 독일계 자회사 오펠, 그리고 프랑스 석유에너지 기업 토털 등 양국 기업들도 지난달 말 프랑스 남서부 샤랑트에 있는 배터리 제조업체 사프트 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위한 '파일럿 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프트는 토탈의 자회사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12월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계약을 맺고 지난달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서 158에이커(63만9천㎡) 규모의 부지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부지는 GM의 기존 조립공장 단지 근처로 GM은 인허가 등 절차를 거쳐 올해 봄 안에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두 회사는 이 법인에 단계적으로 2조7000억 원을 투자해 3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LG화학의 경우 지난해 6월 중국의 로컬 브랜드 1위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 등과 손잡고 중국에 전기차 15만 대 규모(7.5GWh)의 배터리 공장을 최근 준공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업체와 합작사를 세우는 것은 배터리가 전기차 원가의 3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고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이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