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명가로 전기 스포츠카를 출시하고 있는 포르쉐의 최고경영자가 전기차 부분품 중 가장 비싼 배터리 가격이 앞으로 최소 5년 동안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파문을 낳고 있다. 이는 곧 앞으로도 전기차를 팔아 수익을 내려는 자동차 업체들의 매출이 여전히 배터리 가격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올리버 블루메(Oliver Blume) 포르쉐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각)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스포츠카의 제왕으로 군림해온 포르쉐는 지난해 말 리튬 이온 배터리로 구동하는 자사의 첫 전기 스포츠가 '타이칸'을 출시하면서 전기차 시장에 진입했다.포르쉐는 이에 앞서 지난해 2월 26일에는 작센주 라이프치히 공장을 E-모빌리티 생산 기지로 구축해, 2020년대 초 자사 최초의 순수 전기 컴팩트 SUV 마칸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자사 최초의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그리고 뒤이어 출시될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와 함께 E-모빌리티 분야에서 포르쉐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블루메 CEO는 "배터리 때문에 자동차 업계는 앞으로 몇 년 동안 공급 제약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르쉐는 한국의 LG 화학과 같은 배터리 공급 업체와 고정 계약을 맺고 있어 배터리 수급에는 차질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자동차 회사들이 생산하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한국의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중국의 CATL 등이 생산하고 있다.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대부분 망간과 니켈, 코발트를 양극재로 사용한다. 문제는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코발트 를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DRC)이 거의 독점생산하면서 가격이 비싸고 수급도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중국 CATL과 코발트를 쓰지않는 배터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블루메는 "경쟁사들은 규모의 경제의 이득을 볼 만큼 전기차 판매시장이 커지기도 전에 차량 가격이 치솟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