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즈 박희준 기자] 중국 우한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2월 판매가 급감한 일본 자동차 업계가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다. 중국내 공장폐쇄에 따른 부품 조달 차질이 빚어지고 고객의 대리점 내방 급감 등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영자신문 재팬타임스와 교도통신은 일본 자동차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 6일 이같이 전했다.
닛산은 필요 부품이 중국내에서 출하되지 않아 도치기현과 후쿠오카현 내 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고 혼다자동차도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을 우려로 사이타마현 내 공장 두 곳의 생산량을 줄였다.혼다는 부품 재고가 충분한 모델의 생산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생산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스즈키와 마쓰다도 중국산 부품조달 어려움에 일부 모델 생산을 연기했다.
일본 자동차사들은 중국내에서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 가지다. 생산을 재개했지만 일부 모델은 생산 재개에 시간이 더 걸려 차량 인도가 미뤄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대리점을 찾아오는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어진 상황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미 중국내 판매량은 최대 90% 이상 줄면서 지난해 소비세 인상과 태풍,홍수로 일본 내 판매가 줄어든 자동차 업체들을 그로기 상태로 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혼다의 2월 중국 내 신차 판매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5.1% 감소한 1만1288대에 그쳤고 마쓰다자동차도 79% 감소한 2430대, 미쓰비시자동차는 90.7% 줄어든 691대에 그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4일 2월 실적을 발표한 도요타자동차의 2월 판매 대수도 전년 동월 대비 70.2% 줄었다. 일본 최대 자동차사인 도요타는 2000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에 대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대 영향으로 중국 전체의 신차 수요가 크게 줄었고 그간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인 일본계 자동차 메이커의 판매도 일제히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일본 자동차 업계가 받은 충격은 매우 크다. 2011년 도후쿠 대지진과 쓰나미 사태를 경험한 일본 자동차 업계는 백업 플랜을 세워놓았지만 이번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로 고객들의 대리점 방문 발길이 끊기면서 2월 내수 판매량이 줄자 긴장하고 있다. 일본자동차대리점협회에 따르면, 2월 일본 내수 판매량은 43만185대로 전년 동월에 비해 10.3% 감소했다. 5개월 연속 두 자리 숫자로 감소한 것이다.
미츠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스기모토 고이치 선임분석가는 "대리점들이 고객들의 판매 연기에 대응해 마케팅을 중단하면서 3월 신창 판매량이 약 30% 줄고 4월에도 10%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스기모토 선임분석가는 "중국 제조와 물류 부문의 현 차질 상황은 시작일 뿐이며 점점 더 나빠질 것"이라면서 "이 위기가 언제 어떻게 통제될지 말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