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의 뿔을 잡아라"는 속담이 있다. 어떤 문제에 용감하게 맞서서 정면 돌파한다는 뜻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산업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사람 움직임에 제한이 걸리면서 세계 경제도 둔화되는 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이렇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세계경제를 빠르게 집어삼키고 있다.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높은 확진자 수를 기록했던 한국은 최근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 세계 찬사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산업들도 하나둘씩 재개를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새 차를 잇달아 출시해 공격적인 판매 전략으로 '정면 돌파'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神)의 한 수'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을 시작으로 고급 세단 G80, 신형 SUV 쏘렌토, 신형 세단 아반떼 등을 출시해 성공적인 판매고를 올렸기 때문이다.
21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7만218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으며 기아차는 내수 5만1008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3% 급증했다.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판매 부진이 예상됐지만 신차(新車)효과가 예상보다 거셌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과 함께 사전계약부터 '흥행 가도'를 달리며 현대·기아차의 돌파력을 여실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처럼 물러섬이 아닌 정면 돌파로 성공적인 판매 실적을 거둔 현대·기아차의 묘수는 최소한 국내에선 코로나19의 '경영 백신'으로 통했다.
아직 국내를 제외한 해외 주요 생산 공장들은 셧다운(가동 중단) 상태다. 이로 인해 수출 길은 좁아졌지만 현대·기아차가 내수에 이어 수출 회복을 위한 또 다른 묘수를 선보인다면 침체된 자동차 시장도 다시 활기를 되찾지 않을까 싶다.
김현수 글로벌모터즈 기자 khs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