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며 글로벌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독일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이 세계 자동차 배터리업계 왕좌 운명을 가를 핵심열쇠로 떠올랐다.
◇폭스바겐, '2028년까지 전기차 2200만대 생산' 목표로 가속 폐달 밟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16일 폭스바겐그룹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오는 2030년에는 639만대를 기록해 전세계 전기차 1위 업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요타(547만대), 르노닛산(450만대), 테슬라(337만대), 현대·기아차(236만대), GM(200만대)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오익환 SNE리서치 수석연구원(부사장)은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전세계 완성차 판매는 폭스바겐이 1위"라며 "최근 폭스바겐이 점차 내연기관 비중을 줄이고 전기차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수석연구원은 또 "폭스바겐이 전기차 판매를 점차 늘리면 향후 2~3년 안에 테슬라를 추격하고 2030년부터는 테슬라를 앞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은 그동안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몸집을 늘려오며 글로벌 배터리 업체의 '큰손'으로 꼽혀왔다. 이를 뒷받침하듯 폭스바겐은 2028년까지 약 70종의 전기차 모델을 2200만대가량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가속페달에 힘을 주고 있다. 이를 위해 폭스바겐은 오는 2023년까지 전기차 생산에 300억 유로(약 40조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폭스바겐 확실히 잡는 업체가 미래 시장 주인공"...LG화학, 유리한 고지
미래 세계 전기차 시장이 폭스바겐 중심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운명 역시 폭스바겐에 의해 갈릴 전망이다.
SNE리서치는 현재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올 1분기 기준으로 LG화학(27%), 일본 파나소닉(26%), 중국 CATL(17%) 순이라고 밝혔다. 또한 LG화학과 함께 국내 배터리 업계 3사(社)로 분류되는 삼성SDI(6%)와 SK이노베이션(4.5%)은 같은 기간 각각 4위와 7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향후 폭스바겐을 확실히 잡는 업체가 미래 배터리 시장 주인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폭스바겐 사업 수주'를 놓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펼친 배터리 분쟁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현재 시장 1위를 노리는 LG화학을 비롯해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폭스바겐에 대한 수주 규모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한 중국 CATL 역시 유럽 지역 내 공급망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폭스바겐과 손을 잡았다.
이에 대해 업계는 폭스바겐을 비롯해 안정적인 고객사를 대거 확보해 놓은 LG화학이 미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점친다.
오 수석연구원은 "LG화학이 2030년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공급량 중 493GWh가량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자리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글로벌 전기차 업체 대부분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LG화학이 미래 배터리 시장을 리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