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은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종차별주의자로 비판받은 광고를 게재한 데 대해 "이는 문화적 감수성이 부족한 때문이었다"며 사과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몇 초의 동영상 광고에서는 한 흑인 남자가 폭스바겐 골프 옆에 앉아 그의 여자 친구의 손으로 보이는 확대된 흰 손에 떠밀려 돌아다니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는 "쁘띠 콜론(Petit Colon)"이라는 표지판이 부착된 건물 안으로 튕겨 들어간다.
쁘띠 콜론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실제 카페로, 테트로 콜론 근처에 위치해 있다. 프랑스어로 이 용어는 ‘작은 이주자’로 번역되는데, 이는 식민지라는 숨은 뜻을 포함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20일 이 광고를 중단하고 이 광고를 게재하게 된 경위 조사 결과를 지난 3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폭스바겐 청렴 법률담당관은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에 대해 전혀 경계하지 못하고 큰 실수를 저질렀다. 감수성이 부족했으며 절차상의 오류를 범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이어 "경영위원회를 대표해 문화 감수성이 부족해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의 경영위원회는 광고에 나타난 인종차별을 비난했으며 회사는 이 광고가 서로 장난치며 노는 커플을 그린 골프 8 광고 캠페인 클립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캠페인 전체를 보지 않고서는 흰 손이 이 남자의 여자 친구인지 확실하지 않다.
폭스바겐은 사과와 함께 문화 다양성 교육을 강화하고 통제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아프리카 여성들을 위한 온라인 잡지 로사맥(ROSAMAG)은 "이 광고는 형편없다. 심한 인종차별이다. 대책이 없다”라고까지 기술했다.
이 광고는 뉴욕의 DDB 월드와이드 소속 광고대행사인 볼티지(Voltage)가 제작했다. 이 광고로 인해 폭스바겐의 직원 중 해임된 사람은 없으며 징계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폭스바겐은 과거에도 큰 실수를 저지른 전력이 있다.
지난해 영국 광고표준국(ASA)은 폭스바겐의 e골프 광고에 대해 즉시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광고는 남자 우주인 2명, 남자 패러슈트 운동선수 1명이 유모차와 함께 앉아 있는 여성과 적절치 않은 성 역할을 제시했다.
나아가 지난해 3월 폭스바겐의 감독위원회는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나치 시대의 슬로건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