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즈 박희준 기자] 19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낸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이하 마힌드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쌍용차 지배권 포기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해 75%의 지분을 보유한 마힌드라는 지난 4월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번에는 지배권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이다. 쌍용차 투자 철회와 맞물려 쌍용차 경영권 포기 가능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14일 타임스오브인디아와 이코노믹타임스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2일 기자들에게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를 필요로 한다"면서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아니시 샤(Anish Shah) 마힌드라 부사장은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가 생기면 자동으로 우리 지분율이 내려가거나 투자자가 우리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샤 부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고, 자본지출 효용성을 높이는 등 광범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앞으로 12개월 동안 모든 손실 유발 사업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익성이 뚜렷하지 않은 사업은 파트너십을 모색하거나 접을 수 있고, 전략적 중요성이 있는 사업은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힌드라는 애초 3년 후 흑자전환 목표를 내걸고 쌍용차에 2300억원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가 철회했다. 대신 긴급 자금 400억원만 지원하기로 했다.
마힌드라 경영진들의 이 같은 발언은 코로나19 사태로 마힌드라의 실적이 부진한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와 미국 전기 바이크 회사 젠지(Genze)의 부진으로 1분기에 19년 만에 적자를 냈다.
마힌드라는 3월 말로 끝난 회계연도 4분기에 251억 루피 손실을 기록했다. 마힌드라가 분기 손실을 낸 것은 19년 만이다.
'손실 유발 사업을 재검토하겠다'는 샤 부사장의 발언은 한국에서 철수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마힌드라가 지배권 포기 의사를 밝힌 만큼 쌍용차 지원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채권단의 고심은 더욱더 깊어질 전망이다.
13분기 연속 적자를 낸 쌍용차는 오는 7월 6일과 19일 각각 만기가 돌아오는 산은 대출금 700억 원과 200억 원을 갚아야 한다.
쌍용차는 만기 연장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