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명가 랜드로버의 아이코닉 모델 '디펜더'가 드디어 국내에 출시된다.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는 완벽한 오프로드 주파력에 편안한 온로드 성능을 더한 전천후 SUV 모델 '올 뉴 디펜더'를 국내에 최초로 출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올 뉴 디펜더'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과 스마트한 첨단 기술이 조화를 이뤄 완벽한 21세기형 오프로더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지난 19일 사전계약 접수 열흘만에 300대를 돌파하며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디펜더의 70여 년의 역사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모델이 이토록 많은 호응을 얻는 이유는 오리지널 디펜더의 70여 년 역사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1947년 진보적인 랜드로버의 엔지니어링 디렉터이자 창립자인 모리스 윌크스가 영국 레드 워프 베이의 모래사장 위에 자동차를 스케치하면서 오늘날 전 세계인의 선망을 받는 프리미엄 SUV 브랜드 '랜드로버'가 탄생했다.
랜드로버의 첫 모델이자 디펜더의 전신인 시리즈I은 '농부와 전원 지역 거주자들을 위한, 그리고 일반 산업 용도'의 전지형, 다목적 자동차로 전형적인 자동차의 틀을 깬 모델이었다.
디펜더라는 이름이 생기기 전까지는 휠베이스(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간의 거리) 길이(인치)에 따라 90, 110 등으로 나눠 구별했다.
디펜더에는 3도어와 5도어, 픽업트럭 등 다양한 종류의 모델이 존재한다. 디펜더는 뛰어난 오프로드 주파력과 강인한 내구성, 쉬운 정비 등 오프로드 마니아들의 인기를 얻었다.
1948년 4월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1.6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랜드로버 시리즈I이 '랜드로버가 가는 곳이 곧 길이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랜드로버의 시작을 전 세계에 알렸다.
특히 '휴이(Huey)'라는 애칭으로 잘 알려진 최초 모델인 랜드로버 시리즈I '휴 166'은 랜드로버의 역사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대표 모델이다.
'휴 166'은 오른쪽 핸들에 3인승으로 지붕을 씌우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1.6리터 엔진으로 합산 출력 50마력과 최대 11.0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풀타임 네바퀴 굴림과 2단 기어를 얹었으며 디퍼렌셜은 로버 승용차에서 가져왔다. 1952년에는 2.0리터 엔진이 추가돼 출력은 50마력으로 같지만 최대 토크는 14.0kg·m로 높아졌다.
랜드로버 최초의 디젤 엔진은 1957년 생산됐다. 배기량 2.0리터로 시리즈Ⅱ의 77마력을 내는 2.25리터 휘발유 엔진과 2.5리터 디젤 터보의 베이스가 된 유닛이다.
1958년에는 랜드로버 시리즈Ⅱ가 출시됐다. 측면 패널의 깊은 문턱과 둥근 숄더가 특징으로 2.25 가솔린 엔진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섀시와 서스펜션을 개선해 강성을 높였고 승차감도 높게 평가받았다. 이후 1961년 2.5디젤(2286cc) 엔진을 장착한 시리즈2A가 출시됐다. 시리즈2A는 1962년 4기통 디젤, 6기통 가솔린 파워트레인 모델로 뒤이어 출시됐다.
랜드로버 시리즈Ⅲ은 플라스틱 그릴, 평평한 문 경첩, 외부 공기 히터를 선택 사양으로 가진 풀와이드 계기판이 특징으로 1971년에 출시됐다.
랜드로버의 인기는 시리즈Ⅱ부터 오르기 시작해 당시에 놀라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1959년 25만대, 1976년에는 100만대를 넘어섰다. 오프로더 단일 차종으로 28년 만에 100만대 돌파한 것이다.
1979년 109 모델에 V8 3.5리터 엔진을 올렸고 1983년 109 모델은 풀타임 4WD에 코일스프링과 디스크 브레이크를 쓴 110에 자리를 내준다.
1990년 랜드로버는 90모델과 110모델이라는 휠베이스를 기준으로 한 모델명을 디펜더 90, 110, 130으로 바꾸면서 오늘날의 '디펜더'가 탄생하게 된다.
1998년 Td5 엔진이 디펜더의 표준 엔진이 되고 전자 주행 보조장치가 탑재되며 오프로드 주행 성능이 더욱 강화됐다.
이후 유럽의 새로운 환경 규정에 따라 엔진을 바꿔 나갔고 2011년에는 200cc로 엔진 배기량을 축소했지만 최고마력과 최대토크는 유지했다.
동시에 정숙성을 개선시켰고 디젤 미립자 필터를 장착해 이전 모델보다 배출되는 오염 물질을 줄였다. 이후 랜드로버는 2015년 12월, 디펜더의 생산을 중단하며 67년 간의 여정을 잠시 멈췄다.
디펜더는 67년 간 다양한 탐험을 통해 저력을 보여줬다. 디펜더는 대표적으로 영국을 비롯해 호주 등에서 군용차로 활약하기도 했다.
영국군은 1949년 랜드로버 시리즈I을 군용 차량으로 1878대 주문했으며 이후 디펜더와 함께 1950년 한국 전쟁에 참전하기도 했다.
1955년에는 6명의 옥스포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생들이 2대의 시리즈I로 런던에서부터 싱가폴까지 정글, 사막, 늪지대 등을 거쳐 약 1931km의 대륙 횡단을 완주했다.
또한 랜드로버는 극한의 환경에서 사륜구동 SUV의 주행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국제 어드벤처 경기인 카멜 트로피와 G4 챌린지에서 디펜더를 지원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입증했다.
이처럼 디펜더는 그야말로 전설의 오프로더다. 오리지널 디펜더의 혈통을 잇는 올 뉴 디펜더는 독특한 실루엣과 최적의 비율, 견고한 실내 구조, 그리고 새로운 최첨단 기술을 융합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오프로드 능력과 내구성을 겸비한 궁극의 SUV로 새롭게 탄생했다.
김현수 글로벌모터즈 기자 khs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