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MG의 새로운 벤치마크 보고서에서 싱가포르가 지난 2년 동안 1위를 지켜왔던 네덜란드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국가로 선정됐다고 컨설턴시가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싱가포르가 자율주행 최고 국가로 선정된 것은 자율주행 차량 사용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과 실행 등의 노력이 높이 평가된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싱가포르 정부는 자발적인 인공지능(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뿐 아니라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국가 표준 초안 TR68을 발표했다. 올해 1월에는 실제 자율주행 사용 사례와 AI에 대한 고려사항들이 업데이트됐다.
대부분의 국가 및 관할 지역의 자율주행차 시험장이 폐쇄되거나 작은 지역을 차지하는 반면, 싱가포르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 서부 지역의 모든 공공 도로를 대상으로 시험 면적을 확대했다. 도로는 약 1000km로 시 전체 도로의 10분의 1을 차지한다. 또 2022년부터 3개의 뉴 타운에서 완전자율 버스를 운행한다는 목표 아래 운전기사 100명을 대상으로 자율주행차 안전운행 재교육을 시작했다.
볼보는 2019년 3월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과 함께 12m 규모의 자율주행차 전기버스를 출시해 이들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작업은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싱가포르의 우수한 도로 인프라가 뒷받침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2020년 2월 예산에는 자율주행차 시험을 지원하기 위해 600만 싱가포르 달러(51억 6000만 원)가 포함됐다. 2040년까지 모든 내연기관 차량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목표로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지점을 1600개에서 2만 8000개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2023년 12월까지 운영되는 전기자동차 조기 도입 인센티브 제도는 차량의 구입비를 평균 11% 절감한다.
2020년 3월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2022년 싱가포르에 문을 연다는 계획 아래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 센터(HMGICs)를 발표했고, 중국 차량 전자업체 디세이가 처음으로 해외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해 자율주행차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반면 영국의 전자업체 다이슨은 싱가포르에 전기 자동차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취소했다.
싱가포르는 시장 규모가 커 차량 제조 유치가 어려운 반면 신기술 수용 등 강점이 크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싱가포르의 육상교통 마스터플랜에도 통합돼 ‘45분 도시’ 계획에 일조하게 된다.
다른 곳과는 달리 싱가포르에서는 민간 차량 소유에 앞서 초기에는 화물 이동과 대중교통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