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는 전기자동차를 100만대 판매하고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기록해 전기차 부문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 나아가 제로 탄소 시대를 위해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 기업이 되겠다."
정의선(50)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정부의 '그린 뉴딜 대국민 보고대회'에 현장 발표자로 출연해 미래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는 정 수석부회장이 최근 삼성과 LG, SK그룹을 차례로 방문해 배터리 신기술에 대한 협의를 마치고 현대차를 포함한 4개 업체가 향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는 또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도가 기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바뀌는 가운데 글로벌 자동차시장 주도권을 현대차그룹이 갖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경기도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청와대와 화상으로 연결해 문 대통령에게 현대차그룹의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전략을 보고했다.
그린 뉴딜은 '디지털 뉴딜'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경제 위기를 이겨낼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이다.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는 한국판 뉴딜 10대 과제에서 그린 뉴딜 부문 3개 과제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은 "그린 뉴딜은 미세먼지 해결 등 우리 삶의 질을 높여줄 뿐 아니라 날로 강화되고 있는 국제 환경 규제 속에서 우리 산업경쟁력을 높여주고 녹색산업 성장으로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수석부회장은 전기차 콘셉트카를 소개와 함께 전동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내년은 전기차만을 위한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가 출시되는 원년"이라며 "오는 2025년까지 현대·기아·제네시스 브랜드로 전기차 23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차세대 전기차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인 20분 내에 충전할 수 있고 한 번 충전으로 45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에 관해 소개를 이어갔다. 그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20년간 140여 협력업체와 함께 개발했다"며 "더욱 노력해 3~4년 안에 수명을 두 배 이상 늘리고 원가는 절반으로 낮춘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미래 친환경 사업은 현대차그룹 생존과도 관련 있고 국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해내겠다"고 덧붙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러한 기술력을 접목해 '이동수단 혁명'을 이끌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현대차는 국내 배터리 기술과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한 도심형 항공기(UAM)를 오는 2028년 상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수소전기차 상용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한 현대차는 지난 6일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스위스에 수출했다.
엑시언트는 8~20분간 충전해 약 400km를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는 향후 1회 충전 주행거리를 1000km 이상으로 늘린 대형 트랙터를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