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즈 박희준 기자] 독일 고급 자동차 메이커 BMW가 최근 스웨덴 배터리 메이커 노스볼트(Northvolt)와 23억 달러 규모의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테슬라 대항마로 떠오를지에 이목이 집중된다.BMW는 리튬이온 전지의 핵심 소재인 코발트를 중부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DRC)이 아닌 모로코와 호주에서 공급받는 만큼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산업 전문매체 마이닝닷컴은 17일(현지시각) BMW가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경쟁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노스볼트는 테슬라 전 임원 두 명이 만든 배터리 제조업체다. 테슬라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테슬라는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다 조립공장인 기가팩토리를 미국 본토와 중국 상하이에 개장했고 독일에 제 3의 기가팩토리를 짓고 있다.
테슬라와 BMW는 그럼에도 공통점이 있다. 리튬 이온 배터리 양극재 원료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BMW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고 이 때문에 BMW가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BMW는 최근 모로코 광산업체로 세계 5대 코발트 양극재 생산업체인 마나젬(Managem)과 1억 1200만 달러 규모의 5년짜리 코발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마나젬은 세계 유일의 코발트 원광만 생산하는 부아제르(Bou Azzer) 광산을 소유한 기업이다.모로코 와르자자트(Ourazazate)시에서 남쪽으로 120km 떨어져 있는 지하 광산인 이 광산은 1928년부터 가동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광산 중의 하나다. 코발트 정광과 폐석은 궤메사(Gemessa) 공장에서 가공된다.
마나젬은 연간 1806t의 코발트를 생산하는데 전체 매출액의 36%를 차지한다. 매장량은 1만7600t이다.
마나젬과 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BMW는 전세계 코발트 수요량의 거의 대부분을 공급하지만 부정부패가 극심하고 채굴과정에서 아동 노동력 이용 등으로 악명이 높은 아프리카 DRC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들은 여전히 DRC에 의존하고 있다. 연간 코발트 생산량은 1만3000t 정도인데 대부분 니켈과 구리 광산의 부산물로 생산된다. 공급량의 3분의 2가 DRC에서 나온다.
이번 공급계약은 BMW 전기차에 탑재되는 니켈 코발트 망간(NCM) 배터리 양극재용 코발트 수요량의 5분의 1(20%)을 담당하는 양이다. NCM 배터리는 테슬라가 사용하는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양극재와 함께 배터리 양극재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BMW는 나머지 수요의 80%를 스위스 광산업체 글렌코어가 소유한 서호주 뮤린뮤린(Murrin Murrin) 광산에서 채굴한 코발트로 충당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생산한 코발트를 배터리 소재로 사용하려면 화학전환을 해야 하고 화학처리와 정제시설의 80%가 중국에 있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로스킬(Roskill)은 두 회사가 올해부터 2025년까지 약 1만9600t의 코발트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한다. 마나젬과 글렌코어가 BMW의 코발트 수요량을 100% 채우기 위해서는 두 회사는 생산량의 85%를 BMW에 배정해야 한다는 게 풀어야할 숙제다. 마나젬이 연평균 1500t, 글렌코어가 2400t을 BMW에 공급해야 한다.
로스킬은 BMW가 직접 채굴전략으로 전환한 핵심 동인은 DRC 코발트 생산 노출을 최소하하고 코발트 공급의 통제,투명성, 감사가능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