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이 부품공급사 프리벤트(Prevent) 그룹과의 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주요회의 내용을 도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독일은 27일(현지시간) 폭스바겐의 불법 도청 테이프를 폭로하며 자동차업계의 신뢰를 뒤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폭스바겐은 좌석 커버 및 구성부품을 공급하는 프리벤트사와의 관계를 청산하기 위해 거의 50시간에 달하는 회의내용을 도청당했고 이에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개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녹음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용되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누가 어떤 이유로 불법도청을 했는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는 분명한 불법행위로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폭스바겐은 프리벤트와 오랜기간 법적 분쟁을 벌여왔다. 폭스바겐은 해당 하청 업체에 2019년 3월 31일까지 차 시트 제작을 맡겼는데, 해당 하청 업체가 갑자기 가격을 25% 인상한 것을 이유로 2018년 봄에 계약을 취소하고 다른 하청 업체를 찾았다.
프리벤트가 지난 2월 이에 대해 소송을 걸었으나, 끝내 폭스바겐의 계약 파기가 정당했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 외에도 두 기업의 소송전은 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어 약 7억 달러 이상의 보상금이 예상된다고 알려졌다.
슈뢰더 전 총리 및 전 폭스바겐 감독 이사회 등 고위 경영진들은 친러시아 관계를 통해 러시아가 프리벤트에 투자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설명했다.
슈뢰더 측은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프리벤트와의 충돌에 대한 기밀 전략 회의가 2017년~2018년에 걸쳐 비밀리에 도청됐다.
몇주 전 교체된 새로운 폭스바겐 CEO 올라온 랄프 브란드스태터(Ralf Brandstätter)는 프로젝트 그룹의 결과를 상사 허버트 디스 회장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했다.
폭스바겐 대변인은 이날 "내부 및 기밀 회의가 불법적으로 문서화되고 허가없이 그러한 정보가 공개된 것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이번사건이 조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문제에 정통한 폭스바겐 직원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배신자가 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프로젝트 그룹은 폭스바겐을 프리벤트 그룹으로 벗어나기 위한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