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의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 청구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 결정이 어려운 성인들에게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로 조희경 이사장이 최근 조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을 두고 반기를 든 셈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26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조현범 사장에게 전량 매각했다.
이를 두고 조희경 이사장은 지난 30일 조 회장이 건강한 상태로 자발적 의사 결정이 가능한지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며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업계는 조현범 사장과 나머지 3남매 간의 지분 다툼이 본격화된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조현범 사장을 제외한 조현식(19.32%), 조희경(0.83%), 조희원(10.82%) 3남매는 모두 합쳐 30.97%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며 조 사장보다 10% 이상 낮다.
31일 조 회장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사랑하는 첫째 딸이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많이 당황스럽고 정말 마음이 아프다"라며 "주식 매각 건으로 인해서 관계가 조금 소원해졌다는 건 느꼈지만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저야말로 저의 첫째 딸이 괜찮은 건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금번 주식 매각 건과 관련해서는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고 그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 회사 성장에 큰 기여를 했으며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뒀다"며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서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뒀던 대로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일뿐 갑작스럽게 결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건강설과 관련해서는 "매주 친구들과 골프를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도 받고 하루에 4~5km 이상씩 걷기 운동도 하고 있다"며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데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회장은 "부디 내 딸이 예전의 사랑스러운 딸로 돌아와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라며 "다시 한번 가족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내년이면 창립 80년이 되는 우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더욱 발전해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힘 닫는 데까지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