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소형 세단 ‘엑센트’가 캐나다 시장에서도 판매가 중단된다. 엑센트는 한때 캐나다 소형차 부문 판매 1위라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베뉴와 코나 등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얻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처지가 됐다.
4일 로이터 통신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 캐나다 판매법인은 올해 말 엑센트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이는 1994년 9월 캐나다에 처음 상륙한 지 26년 만이다.
엑센트는 첫 출시 이후 올해 6월까지 모두 46만 2494대가 팔렸다.엑센트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가까이 캐나다 소형차 판매 1위에 이름을 올리며 베스트셀링카 반열에 올랐다. 엑센트는 2017년 9월 완전변경 모델 출시 이후 미국에서는 4도어 세단으로, 캐나다에서는 5도어 해치백 모델만 판매됐다.
엑센트에 도전장을 낸 건 ‘코나’였다. 북미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굿카배드카’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엑센트 판매량은 2014년 2만 3713대를 기록했다가 점점 떨어져 코나가 출시된 2018년에는 9021대로 1만 대선이 무너졌다. 코나는 출시 첫해 1만 4497대, 2019년 2만 5817대가 팔리면서 엑센트 수요를 흡수했다.
캐나다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 제조사가 완전변경 3년 만에 모델을 판매 중지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면서도 “소비자들이 크로스오버(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차량)에 몰리며 엑센트 해치백 판매가 급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엑센트 판매 중단은 예견된 일이라는 게 국내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소형 SUV로 수요가 대체되는 추세라 해치백 판매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미 국내에서는 일찌감치 엑센트 판매가 중단됐다. 지난 2017년 상반기 무렵까지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엑센트를 생산했으나 그 뒤로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에서 전량 생산해왔다. 엑센트는 해외 생산 차량은 국내에서 팔 수 없다는 현대차 노사 간 단체협약에 따라 2018년 8월을 끝으로 국내에서는 단종됐다. 이제 캐나다에서도 단종될 운명에 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