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으로 해외 여행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국내 여행 수요가 급증한 데다 SUV가 '차박(車泊: 여행할 때 자동차에서 잠을 자고 머무름)'에 적합한 차종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수입 중고 SUV 가격이 2000만~3000만 원대 초반에 머무는 등 '착한 가격'도 수입 중고 SUV 인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7일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8월 수입차 매물 최저가는 전달보다 평균 0.56% 상승했다. 엔카닷컴이 현대·기아·르노삼성·쌍용 등 국내 브랜드와 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 등 수입 브랜드 2017년식 인기 차량 시세를 분석한 결과다.
수입차 중에서도 SUV 상승폭이 눈에 띄었다. 최저가가 가장 많이 오른 모델은 지프 랭글러(5.59%)였다. 같은 SUV 장르인 포드 익스플로러 최저가가 2.38% 상승했다. 지난달 시세가 많이 떨어졌던 포르쉐 ‘카이엔’은 이달 들어 최저가가 2.88% 반등했다.
수입차 대다수 모델이 보합세 또는 상승세를 보인 것과 달리 재규어 XF 등 일부 차종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재규어 FX 최저가는 3.53% 떨어졌고 렉서스 ES300h는 최저가가 올랐지만 최고가는 3.59% 하락했다.
국산차 시세는 대체로 하락세였다. 8월 국산 중고차 시세는 전달보다 평균 0.57% 떨어졌다. 낙폭이 가장 큰 차종은 제네니스 EQ900으로 최고가가 6169만 원에서 5814만 원으로 5.75% 하락했다. 기아 스포티지는 신차 할인 등 영향으로 2061만 원에서 1987만 원으로 최고가가 3.59% 낮아졌다.
다만 국산차 일부 모델은 시세가 오르기도 했다. 르노삼성 SM6와 쌍용 G4 렉스턴은 최저가가 각각 1.88%, 1.83% 상승했다.
박홍규 엔카닷컴 사업총괄본부장은 “8월은 중고차 시장의 전통적인 비수기이지만 올해는 수입차 중 2000~3000만 원대 초반으로 구매 가능한 중대형 SUV 시세 상승이 두드러졌다”라며 “언택트(Untact·비대면) 여행이 주목을 받으며 중고차 시장에서도 차박이 편리한 SUV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차는 국산 중·대형 SUV 선전이 돋보였다. 올해 6월까지 기아 쏘렌토는 3만 7896대, 현대 펠리세이드는 3만 1029대 팔리며 각각 전체 SUV 판매 1·2위를 차지했다. 기아 모하비(1만 1009대)와 쌍용 G4 렉스턴(5169대)도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