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이륜차)을 입맛에 따라 개조하고 꾸미는 '튜닝'이 떠오른다. 이에 따라 ‘튜닝=폭주족’이라는 공식도 깨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수 전유물로 여겨졌던 튜닝이 대중 속으로 깊숙이 파고 들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튜닝 시장 경향은 캠핑, 이륜차, 친환경 세 가지 분야로 요약된다. 정부가 튜닝 규제를 완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과의 접촉을 가능한 한 줄이는 여가 활동이 주목받는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단연 대세는 자동차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여행하는 ‘차박’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렁크를 열어 지붕으로 삼고 취사를 하거나 뒷좌석을 접어 평평하게 만든 다음 이불을 깔고 잠을 자는 식이다.
조금 더 구색을 갖춰 캠핑카 튜닝까지 고려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캠핑카 튜닝 대수는 321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119대)보다 3배 수준으로 늘었다.
캠핑카 튜닝은 승합차나 트럭을 개조해 침대와 화장실, 취사 시설 등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1톤 트럭 ‘포터’나 승합차 ‘스타렉스’, ‘쏠라티’를 개조한 캠핑카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귀띔했다. 특히 올해 2월부터는 11인승 미만 승용차를 비롯해 화물차, 특수차도 캠핑카 튜닝이 가능해졌다.
모터사이클에 관한 관심도 높다. 한국이륜자동차산업협회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모터사이클 등록 대수는 10만 1239대다. 전체로 보면 전년(10만 5339대)보다 3.9% 감소했지만 레저용으로 쓰이는 배기량 125cc 이상은 이 기간 1만 6992대에서 1만 7326대로 오히려 2%가량 늘었다.
모터사이클 튜닝 영역은 머플러(배기 소음기)가 대표적이지만 최근에는 안전을 위한 튜닝도 소개된다. 브레이크 구성 부품인 마스터 실린더와 캘리퍼 튜닝으로 제동 성능을 향상하거나 핸들 스트럿바를 장착해 곡선 구간 주행 때 진동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등이 주요 사례로 꼽힌다.
튜닝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해법으로도 사용된다. 기존 가솔린(휘발유)차나 디젤(경유)차를 미세먼지 배출이 적은 천연가스 또는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으로 바꾸는 운전자가 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월 장애인이나 택시, 렌터카 사업자가 아닌 사람들도 LPG 차량을 구매하거나 소유할 수 있게끔 규제가 완화된 덕분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9년 4월 이후 LPG차로 구조를 변경한 건수는 월평균 280여 대에 달한다. 규제 완화 이전인 2018년 월평균 96대와 비교해 3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튜닝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세밀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해외의 드레스업(외관 꾸미기) 위주 튜닝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측면이 있었지만 현재 튜닝 트렌드(동향)은 차량의 관리, 안전, 편의, 효율 위주로 바뀌고 있다”라며 “튜닝 산업 현장 눈높이에 맞춘 정책과 규제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는 최신 튜닝 트렌드(동향)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박람회 ‘2020 오토살롱위크’가 개최된다.
오토살롱위크 조직위원회는 “자동차 문화, 라이프(생활), 캠핑카, 완성차뿐 아니라 바이크까지 다채로운 전시를 마련했다”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비롯한 방역을 강화해 코로나19 위험 차단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