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자동차 튜닝(tuning:개조) 규제 완화로 캠핑카로 만들 수 있는 대상 차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자동차 튜닝 관련 법령이 바뀌어 누구나 자동차를 개조해 캠핑카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람들과 접촉을 최소화하며 여행을 즐기려는 ‘캠핑족’ 증가도 한 몫을 하는 분위기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캠핑카 튜닝 대수는 3898대다. 이는 지난해 연간 캠핑카 튜닝 대수(2195대)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규모가 올해 5000대까지 커질 전망이다.
캠핑카 튜닝 대수는 관련 규제가 완화된 2월 28일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 2월 28일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는 차종을 기존 11인승 이상 승합차에서 거의 모든 차종으로 확대했다. 실제 올해 1월과 2월(28일 제외) 두 달 동안 캠핑카 튜닝 대수는 359대로 월 평균 180대 수준이었지만 규제 완화 이후 월 평균 700대 이상으로 급증했다.
정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이 예정대로 시행되면 캠핑카 튜닝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캠핑카 튜닝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11인승 이상 버스형과 트럭에 캠프(야영할 수 있는 설비)를 얹은 트럭형, 승합차 구조를 변경한 승합차형 등이다. 몇 명이 이용할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시설을 갖췄는지에 따라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다. 편의사양 구성과 내장재 등 개조 비용도 천차만별이다.
완성차 업체들도 캠핑카 열풍을 놓칠세라 캠핑족 사냥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1톤 트럭 ‘포터 2’를 기반으로 제작한 ‘포레스트’를 지난달 출시했다. 포레스트는 4인 가족이 지내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전동식 확장 공간과 2층 침대로 침실을 추가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또 스마트폰과 연동한 통합 조절장치로 조명과 난방, 배터리를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다.
기아자동차는 경차 ‘레이’를 바탕으로 아기자기한 캠핑카 ‘로디’를 포레스트보다 앞서 지난 2월 내놨다. 로디는 차체 길이 3595mm로 4m가 채 안 되는 작은 크기지만 2명이 먹고 자는 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차량이다. TV와 식탁, 싱크대까지 작지만 있을 건 다 갖췄다. 밤에는 2명이 잘 수 있는 침대로 변신해 20~30대 젊은 연인에게 알맞다.
현대·기아차는 각각 ‘스타렉스’와 ‘카니발’ 기반 캠핑카도 함께 내놓으며 늘어나는 캠핑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르노가 지난 2018년 10월 국내에 출시한 ‘마스터’도 캠핑카로 적합하다는 입소문을 타며 인기몰이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르노 마스터는 올해 1~7월 1351대가 팔렸다. 구체적인 통계는 없지만 상당 물량이 캠핑카로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마스터는 르노삼성이 공식적으로 판매하지 않고 소비자가 차량을 사서 튜닝업체에 캠핑카 개조를 의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