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제조 업체 테슬라가 다음달 개최할 '배터리 데이' 행사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테슬라가 이번 행사에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공개하고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배터리 데이가 글로벌 배터리 업계에 지각변동을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로 세대교체 이뤄지나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다음달 22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배터리 전략과 계획을 발표하는 '배터리 데이'를 연다.
업계에선 이날 행사에서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가 공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 액체 전해질을 고체 물질로 대체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현재 주류 배터리인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이 2배가량 늘어나고 폭발 위험이 없어 리튬이온 배터리 대항마로 꼽힌다.
특히 국내에서는 최근 삼성종합기술원 등이 기술 개발을 발표하고 테슬라 역시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 중인 연구개발(R&D)업체 맥스웰을 인수하자 일각에서는 이번 배터리 데이를 기점으로 전고체 배터리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만약 테슬라가 이번에 전고체 배터리 양산 계획을 내놓을 경우 세계 배터리 산업에 지각변동 수준의 큰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이는 가능성이 희박한 시나리오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구소에서 개발하는 것과 양산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기술적으로 앞서 있다고 알려진 도요타-파나소닉 진영 역시 생각보다 개발 속도가 더딘 것으로 판단돼 2025년까지 기존 유기 용매 액체 전해질 기반의 리튬이온전지 개념하에서 에너지밀도 향상을 이룰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배터리 자체 생산 돌입?…"당장은 어려울 것"
테슬라의 배터리 자체 생산 여부도 이번 베터리 데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테슬라의 배터리 내재화에 대한 의지는 시장에 이미 익히 알려져 있다. 테슬라는 그간 배터리 자체 생산(내재화)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특히 '로드러너(Roadrunner) 프로젝트'로 불리는 배터리 자체 생산 사업을 이번에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산에 필요한 막대한 설비 투자 등을 고려하면 테슬라가 당장 자체 배터리 양산을 선언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 인식이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미 배터리 업체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전기차 업체 입장에서는 현 단계에서 진입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면서 "더구나 아직 배터리 셀 양산 경험이 없는 테슬라의 배터리 양산 시점은 단기적으로 걱정할 이슈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이번에 테슬라의 배터리 내재화 의지가 확인되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대한 투자심리에는 다소 부정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내년 7월 생산모델부터 바로 내재화 배터리가 투입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