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인도 공장이 자리 잡은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州) 정부가 기아차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쏟아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메카패티 가우탐 레디(Mekapati Goutham Reddy) 안드라프라데시주(州) 산업부 장관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기아차의 투자는 의심할 여지없이 바람직한 것”이라며 “중앙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기아차에 인센티브(혜택)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도 중앙정부는 최근 외국 기업의 자국 내 투자의 문은 개방하면서도 실상은 외자 유치에 여전히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각 주정부는 해당 지역에 외국 기업이 투자하면 기반시설 구축과 세금 감면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중앙정부는 각 주정부가 이들에 과도한 혜택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는 인도를 아시아 남부지역 거점으로 정하고 투자처를 물색하던 지난 2017년 4월 안드라프라데시 주정부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기아차는 그해 10월 아난타푸르에 공장을 짓기 시작해 2019년 7월 현지 전략 차종 ‘셀토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생산 체제에 들어갔다. 기아차 인도 공장은 연간 생산능력 30만 대 규모를 갖췄다.
당시 안드라프라데시 주정부를 이끌었던 찬드라바부 나이두(Chandrababu Naidu) 전(前) 주(州)총리는 기아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45억 루피(약 728억 원)를 투입해 기반시설을 깔았다. 또 20년 동안 각종 세금과 전기요금 등을 감면해 주기로 약속했다. 지금은 자간 모한 레디(Jagan Mohan Reddy) 주총리가 안드라프라데시 주정부를 이끌고 있다.
레디 장관은 최근 인도 현지 기자들에게 앞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기아차와 한 약속은 굳건하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20년 동안 중앙정부에 벌금을 낼 수도 있다”라면서도 “우리는 전략적으로 기업 투자를 끌어냈고 주정부로서 그에 대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아난타푸르 공장을 발판으로 인도에서 빠르게 영역을 확장했다. 셀토스는 현지 출시를 앞두고 진행된 사전계약에서 3만 2000여 대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도 자동차 시장이 크게 출렁인 올해 상반기에는 잠시 주춤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판매량 1만 대를 넘겨 현대차와 소형차 부문 1위를 다투고 있다.
수혜를 입은 쪽은 기아차만이 아니다. 안드라프라데시주는 기아차 투자 덕분에 1만 명이 넘는 지역 일자리를 얻었다. 기아차 아난타푸르 공장 직원 1만 3000명 중 85%가 이 지역 출신이다.
안드라프라데시주는 쌀, 사탕수수, 면화, 고추, 망고, 담배 등 농업이 주요 수입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정부가 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기아차가 대규모 생산라인을 구축하면서 지역 경제 발전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차는 지난 5월 5400만 달러(약 640억 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주정부 기대에 화답했다.
레디 장관은 “기아차는 가장 큰 고용주이자 부(富)를 창출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그들 문제를 해결해 온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