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가 '귀한 몸'임을 또 한 번 입증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신차 계약 후 출고까지 꼬박 6개월은 기다려야 하는 극심한 품귀 현상 탓에 급기야는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웃도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빚어졌다.
15일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2019년식 주행거리 2만km 기준 팰리세이드 중고가는 평균 4347만 원으로 신차 평균 가격 4439만 원보다 100여 만 원이나 비쌌다. 신차가격 대비 중고가격으로 계산하는 잔존가치는 무려 102.1%였다.
세금과 거래 비용을 무시하고 극단적으로 말하면 지난해 팰리세이드를 구매해 1년간 2만km를 탄 뒤 중고로 팔아도 손해볼 일이 없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팰리세이드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가장 빨리 팔리는 차로 알려져 있다"라며 "최근 추석연휴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차 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중고차는 대기기간이 없어 잔존가치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엔카닷컴이 자사 플랫폼에 올라온 중·대형 SUV 중고차 매물 중 국산 6종, 수입 4종을 대상으로 잔존가치를 분석한 것이다.
조사 대상 중 팰리세이드 다음으로 잔존가치가 높은 차량은 현대 싼타페였다. 싼타페 신차 평균 가격은 3205만 원, 중고차 시세는 2838만 원으로 신차가 대비 잔존가치는 88.5%였다.
이어 기아 '더 뉴 쏘렌토'(87.8%)와 '더 뉴 모하비'(84.8%), 르노삼성 'QM6'(82.6%), 쌍용 'G4 렉스턴'(78.6%) 순으로 잔존가치가 높았다. 대체로 신차 판매량이 많고 중고 거래가 활성화된 차량 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수입 중·대형 SUV 중에서는 볼보 'XC60'이 평균 신차가격(6870만 원) 대비 평균 시세 6121만 원으로 잔존가치는 89.1%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포드 '익스플로러'(87.0%), 지프 '랭글러'(83.8%), 랜드로버 '디스커버리'(72.2%) 순으로 잔존가치가 높았다.
박홍규 엔카 사업총괄본부장은 "최근에는 '엔카 홈서비스' 등 비대면 거래가 확산함에 따라 중고차 구매를 계획하는 소비자가 덩달아 늘어나는 만큼 인기 차종의 잔존가치 상승세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