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물류 전문기업 현대글로비스가 태국 재계 1위 CP그룹과 사업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현지 물류시장을 공략한다고 17일 밝혔다.
양측은 올해 안으로 CP그룹이 태국 전역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상품 운송에 전기 트럭(EV)을 투입해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태국 물류 현장에 전기 트럭이 도입되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현대글로비스는 16일 CP그룹 유통 계열사 'CP올'의 물류 자회사 '올나우(All Now)'와 ‘고객가치 향상을 위한 전략적 협업관계 구축’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인 것을 감안해 양국에서 온라인 화상시스템을 이용한 비대면 서명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 코삭 차이라스미삭(Korsak Chairasmisak) CP올 집행위원회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양측 관계자가 양해각서에 서명해 협력체계를 갖췄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협약에 따라 CP올 물류센터에서 일선 세븐일레븐 매장으로 상품을 나르는 배송 물류사업을 담당한다. 사업 개시 시점과 운영 방안 등 사업에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추후 확정키로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전기 트럭을 내세워 다른 사업자와 차별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올해 전기 트럭 시범사업에 착수해 개선점을 찾아 보완하고 내년부터 일반 트럭과 함께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전기 트럭 사업의 핵심은 차량 확보다. 현대글로비스는 그룹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기 트럭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이미 전기 트럭을 이용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점 등이 CP그룹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CP그룹은 계열사 전반의 물류 기능을 통합하고 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물류기업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협업관계를 구축해 전기 트럭 활용 확대, 스마트 물류사업 등 협업 영역을 CP그룹 계열 전방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캄보디아 등 인근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로 진출하는 과정에서도 사업을 동반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현대글로비스는 동남아 경제대국 태국까지 물류영역을 확대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공략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세안은 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 10개국 연합체다. 아세안 인구는 6억 5000만 명으로 세계 3위 규모이며 국내총생산(GDP)은 2조 9000억 달러(약 3413조 원)로 세계 6위에 해당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핵심국가인 태국에서 현대글로비스의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라며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해 인근 아세안 국가로도 진출하며 글로벌 물류기업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CP그룹은 CP올을 통해 1989년부터 태국 전역에서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기 시작해 점포를 현재 약 1만 2000개까지 늘렸다. 또한 현지 편의점 시장 점유율이 65%에 달하는 등 태국 시민생활과 밀접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