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개별소비세 인하폭 축소 등으로 지난달 자동차 내수가 6개월 만에 뒷걸음질쳤다. 이런 가운데 친환경차만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며 대세를 입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8일 발표한 8월 국내 자동차산업 월간 동향(잠정)에 따르면 자동차 내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감소했다. 생산과 수출은 각각 6.4%, 15.8% 줄었다.
자동차 내수는 13만 5349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율 인하폭이 3.5%에서 1.5%로 축소되며 판매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프라인 예배를 강행한 일부 교회 신도와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 참가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강회된 점도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았다. 친환경차 내수는 전년 동월 대비 85.4% 급증한 1만 5930대를 기록했다. 이는 7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전체 내수 판매 10대중 1대가 친환경차였다.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11.8%로 역대 최대다.
8월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친환경차는 수십여 종에 달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출시한 신차인 아반떼와 쏘렌토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고 르노삼성은 전기차 '조에'를 내놓으며 친환경차 판매에 불을 붙였다. 볼보자동차와 BMW, 아우디 등 수입 브랜드도 신차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전기차 강호 테슬라 인기도 여전하다.
수출에서도 친환경차 강세가 돋보였다. 8월 수출은 1만 6590대로 1년 전보다 16.4% 급감했으나 전기차 수출은 이 기간 22.2% 늘었다. 무려 37개월(3년 1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민우 산업부 자동차항공과장은 18일 브리핑에서 "친환경차는 코로나19 이후 시대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8월 자동차 생산은 23만 3357대에 그쳤다. 제조사별로 1년 전과 비교하면 현대차는 12.6%, 기아차와 르노삼성차는 각각 5.2%, 21.7% 생산량이 줄었다. 반면 한국지엠(19.0%)과 쌍용차(16.9%)는 생산이 늘었다.
현대·기아차 생산이 감소한 이유는 신차 생산라인 공사로 주요 공장이 휴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현대차 울산1공장은 차세대 전기차 'NE' 설비 구축으로 8월 1일부터 23일까지 쉬었고 울산4공장 1라인은 스타렉스 후속 차량 양산을 앞두고 1일부터 17일까지 가동을 멈췄다. 기아차 화성공장은 신형 K7 생산을 위해 10일부터 17일까지 휴업했다.
코드명 'NE'로 불리는 현대차 전기차는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한다. 15분 만에 배터리 80% 충전이 가능하고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와 맞먹는 내부 공간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NE는 내년 7만 4000대가 생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