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조합원 찬반투표만 남겨둔 상황에서 최종 타결 여부가 주목된다.
25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에 따르면 노사는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한 2020년 임단협 24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지난 7월 상견례 이후 4개월 만에 이견을 좁히는 데 성공했다.
노사는 호봉 상승에 따른 인상분(호봉승급분)을 제외하고 기본급을 동결했다. 대신 성과급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격려금으로 총 4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폐쇄 가능성이 제기됐던 부평2공장 생산 일정을 연장한다. 북미 인기 차종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에는 내년부터 1억 9000만 달러(약 2100억 원) 투자가 이뤄진다.
그러나 노사 간 견해차가 컸던 임금협상 주기를 현재 1년에서 2년으로 늘이는 내용은 합의안에 담기지 않았다.
노사가 진통 끝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노조가 지난 한 달 동안 진행한 잔업·특근 거부와 부분파업은 중단됐다. 이에 따라 공장이 정상 가동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노사 간 잠정 합의에 이르러 기쁘다"라며 "향후 공장 운영을 정상화하고 경영정상화 계획을 지속해서 수행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조가 합의안을 가결하면 국내 완성차 5사 중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만 올해 임단협을 남겨두게 된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는 지난 23일 부분파업을 하루 미루고 교섭을 재개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기아차 노조는 25일부터 사흘간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현재 파업 중인 곳은 기아차 노조가 유일하다.
회사는 앞서 기본급을 동결하고 성과급 150%와 코로나19 특별 격려금 120만 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 원, 우리사주 등을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는 '큰집'인 현대차와 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가 요구했던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폐지, 전기차 부품 직접 생산 등 사안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노조가 파업을 벌이면서 이날 하루 동안 발생한 생산 손실을 8000여 대로 추산했다. 아울러 기아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 경영난도 가중될 전망이다.
성상영 글로벌모터즈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