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사업의 내년 화두는 단연 전기차다. 이는 국내 산업 전반이 탈(脫)석탄을 선언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는 올해 전기차 시대 개막을 선언한 데 이어 내년에는 시장 선점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자동차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업체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영 위기 돌파구로 급부상하고 있는 전기차 개발에 본격 나서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공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적용한 전기차를 내년부터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IONIQ)'은 E-GMP 플랫폼을 처음 적용한 아이오닉 5를 출시할 계획이다.
아이오닉은 차량 설계과정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최적화해 보다 여유 있는 주행 거리 등 뛰어난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중형 세단 G80을 기반으로 개발된 전기차 eG80과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JW(개발명)를 내년에 내놔 수입 프리미엄 전기차에 도전장을 내민다.
기아차 역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순수전기차 CV(개발명)를 내년 하반기 초에 출시할 방침이다.
CV는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를 기반으로 생산된다.
쌍용차는 브랜드 최초로 순수전기차 E100(개발명)을 내년 상반기에 공개하고 전기차 시장에 첫 발을 들인다.
E100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로 코란도 플랫폼을 기반으로 양산된다.
아울러 한국지엠은 쉐보레의 신형 전기차 '볼트 EUV' 투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르노삼성차는 지난 8월 출시한 르노 조에에 집중할 방침이다.
여기에 아우디폭스바겐을 비롯한 BMW,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토요타 등 대부분 수입차 업체들이 내년부터 공격적인 전기차 생산에 돌입한다고 밝혀 국내 전기차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11월까지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1만4729대로 작년 같은 기간 3748대보다 3.9배 늘어났다.
이처럼 4배에 가까운 판매 상승을 맛본 수입차들이 국내 전기차 시장을 가만둘 리가 없다는 게 업계 정설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 이어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자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라며 "내년부터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탈바꿈하는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가 전기차 비중을 올해 5.6%에서 2040년까지 78%로 늘릴 방침이어서 거의 모든 자동차 업체들도 '탈내연기관차 정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현수 글로벌모터즈 기자 khs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