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11년 만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며 또 다시 생존 기로에 놓였다.
쌍용차는 지난 2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워크아웃, 2009년 기업 회생 이후 세 번째 회생절차다.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법원이 사업을 지속할 지, 아니면 기업을 청산할지를 판단한다. 사업을 계속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채무 일부를 탕감해 주는 등 기업이 회생하도록 돕는 절차가 시작된다.
회생의 단초는 쌍용차가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900억 원이다. 이 돈은 지난 21일 만기가 돌아왔고 앞서 15일에는 JP모건 등 해외 금융기관들로부터 대출받은 원리금 600억 원을 연체했다.
22일 금융권과 완성차 업계 등에 따르면 쌍용차가 만기가 지났거나 만기를 앞둔 대출금은 총 1650억 원에 이른다.
쌍용차는 회생을 신청하면서 동시에 회생절차 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ARS)를 접수해 3개월간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기간 동안 신규 투자자와 협상을 통해 눈 앞에 닥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회생 신청을 취소한다는 게 쌍용차측 계획이다.
결국 쌍용차가 회생 절차에서 벗어나려면 새 투자자가 유동성 어려움을 풀어줘야 한다. 쌍용차는 현재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 측과 인수 협상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HAAH오토모티브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 규모에 한계가 있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단칼에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쌍용차가 3개월이라는 시간을 확보한 만큼 회생을 피할 가능성은 없지는 않다. 쌍용차 또한 이 기간 안에 시급한 부채 문제를 풀기 위해 가능한 방법을 총 동원할 전망이다.
성상영 글로벌모터즈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