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1월 밝힌 야심찬 비전이다. 바라 CEO는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테’자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테슬라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6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GM은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북미 1위 전기차 메이커였다.
테슬라가 모델S로 전기차 시장에 처음 데뷔한 2012년 이전부터 GM은 이미 북미 전기차 시장의 최강자였다. GM이 2012년 팔아치운 하이브리드전기차 쉐보레 볼트(Volt)는 당시 최대 경쟁업체였던 도요타의 프리우스 판매량보다 2만3000대나 많았고 시장점유율도 18%로 단연 1위였다.
그러나 호시절도 잠시. 테슬라가 지난해부터 58%의 시장점유율로 북미시장을 완전히 접수하면서 GM의 존재감은 언제 있었냐는 듯 초라한 신세가 됐다. 지난해 1분기 기준으로 테슬라의 시장점유율은 무려 80%선까지 치솟았다는 분석까지 있을 정도다.
GM은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전기차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바라 CEO의 발표에 따르면 전기차 사업에 2700만달러를 집중 투자해 2025년께부터는 전기차 100만대 판매라는 실적을 달성하겠다게 GM의 야심찬 목표다.
파이낸셜타임스가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GM의 목표는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가 정작 주목한 것은 GM이 언제 테슬라를 따라잡을 수 있느냐보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GM의 적극적인 행보가 글로벌 전기차시장 자체의 지각 변동을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아이디테크엑스의 루크 기어 IT담당 선임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GM이 전기차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설정하고 신규 전기차 모델을 잇따라 쏟아내고 LG화학과 합작한 배터리공장을 미국 오하오주에서 가동하는 등의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간다면 GM 자체의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커질 뿐 아니라 화석연료를 사용해온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시장으로 전환하는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테슬라와 GM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출시되는 신차가 많아질수록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것은 전기차 시장이 그만큼 빨리 확산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