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이어가고 있고 주가도 파죽지세를 거듭하면서 전기차 업계를 이미 평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곳은 몰라도 폭스바겐, BMW, 다임러 등을 거느린 자동차 강국 독일이 버티고 있는 유럽대륙의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에게도 아직 ‘넘사벽’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의 자동차시장 전문가 마티아스 슈미트가 조사한 결과 폭스바겐, BMW, 다임러 등 독일 3대 자동차 완성업체가 지난해 판매한 전기차는 60만대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총 53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한 폭스바겐이 유럽 시장에서 팔아치운 순수전기차만 11만700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테슬라가 지난해 유럽에 공급한 전기차는 9만6000대 수준이었다.
BMW가 전세계적으로 판매한 230만대 가운데 유럽에 유통시킨 전기차도 19만3000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폭스바겐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과 비교할 때 무려 158%나 증가했고 BMW는 32% 늘었다.
다임러 역시 지난 한해 220만대를 팔았는데 이 가운데 16만대가 순수 또는 하이브리드 전기차였다.
테슬라가 유럽의 전기차 시장에서 아직 독일 업체들이 쌓아놓은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테슬라의 독주를 막으려는 독일 업체들의 노력도 주요하게 작용했으나 더 큰 배경은 유럽의 강력한 탄소배출 규제 정책 때문이라고 FT는 전했다.
FT는 “특히 독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전기차 구매자에게 주는 보조금을 두배나 증액한 것이 독일 자동차업체들의 전기차 판매량 급증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결정으로 독일 브랜드의 전기차를 구입하는 유럽 소비자는 평균 9000유로(약 12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