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생산업체로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이 최근 한달 사이 보인 행보가 심상치 않다.
폭스콘은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난징경제개발구 및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톤과 제휴해 바이톤이 개발한 첫 전기차 M바이트를 내년 1분기까지 양산하는 계획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13일에는 중국 1위 완성차업체 지리자동차와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자동차를 생산하는 합작기업을 설립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15일에는 중국 3대 전기차 스타트업 가운데 하나인 니오(웨이라이)에서 부사장을 지낸 정시안콩이 폭스콘의 모기업인 훙하이정밀공업에 영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든 행보는 특히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기 때문에 관련업계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폭스콘은 전자제품을 위탁생산하는 게 본업이고 애플의 핵심 협력업체이기 때문이다.
중국 첨단산업포탈 오브위크(OFweek)에 따르면 이제야 구체화됐을뿐 폭스콘은 이미 지난 2005년부터 자동차시장 진출을 계획해왔다는 분석이다. 그 이후 꾸준히 자동차와 관련한 사업을 여러 기업들과 모색해왔다는 것.
당시는 폭스콘이 대만에서 유명한 안타이전기라는 자동차용 전자부품 전문업체를 인수한 시점이다. 안타이전기는 2013년부터는 테슬라의 협력업체로 선정되는 한편 메르세데스-벤츠, BMW와도 공급계약을 맺고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비록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폭스콘은 중국의 국민 메신저 위책을 운영하는 텐센트와도 손잡고 2015년 자동차 합작법인 설립을 시도하기도 했다.
2018년엔 중국 3대 전기차 스타트업에 속하는 샤오핑에 3억 위안을 투자했고 지난해에는 이탈리아-미국 합작 완성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대만 완성차업체 위룽과 손을 잡고 자동차부품 합작사를 차렸다.
오브위크는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25년~2030년께 판매량이 3600만대에 이를 정도로 고속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이 가운데 일부를 폭스콘이 노리고 있음을 시사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폭스콘의 이같은 자동차 관련 행보는 단순한 관심이 아니라 자동차시장의 당당한 주자로 부상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폭스콘이 더 이목을 끄는 것은 애플이 전기차 브랜드 ‘애플카’를 출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면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위탁생산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폭스콘이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핵심 협력업체라는 점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