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SUV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동과 모임 등 모든 일상생활에 제약이 걸린 이들은 각자 본인만의 힐링(치유)을 위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자동차를 이용한 힐링이 아닐까 싶다.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차와 함께 일상을 즐기는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차박(차와 숙박)' 열풍이 불기 시작해 사람들은 각자만의 힐링 여행을 떠나며 스트레스를 풀고 추억을 쌓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자동차에 급격한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지금껏 세단의 만족스러운 승차감과 안정감에 치중했던 사람들이 주행 제약이 적고 실용성이 높은 SUV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 역시 '차박' 유행과 함께 관련 용품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SUV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다.
SUV 인기는 극과 극으로 갈렸다. 혼자 간편한 차박을 위한 소형 SUV와 넓은 공간을 가진 대형 SUV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추억을 쌓기 위한 '해결사'로 나뉘었다.
이러한 가운데 대형 SUV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랜드로버 5세대 모델 '뉴 디스커버리'가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뉴 디스커버리는 온·오프로드를 모두 섭렵하며 높은 실용성과 함께 우수한 편의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뉴 디스커버리'는 대형 SUV의 모든 면모를 갖췄다. 전장(길이) 4970mm, 전폭(너비) 2000mm, 전고(높이) 1888mm의 큰 덩치를 지닌 뉴 디스커버리는 긴 휠베이스(축거) 2923mm로 여유롭고 쾌적한 실내를 자랑했다.
여기에 3열까지 성인이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해 7인승 풀 사이즈 구조를 갖췄다.
겉모습은 예전과 확연히 달랐다. 뉴 디스커버리가 각진 디자인으로 딱딱해 보였던 이미지에서 부드러운 곡선 라인을 통해 유려하게 탈바꿈했다.
존재감 뽐내기에 우선이었던 디스커버리가 공기역학 구조를 활용해 주행 능력까지 높인 것이다. 이를 통해 남녀노소 불문하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은 디자인이 탄생했다.
전면 그릴은 웅장한 체격에 비해 다소 작은 편이지만 랜드로버 고유의 레터링을 사용해 위용을 뽐냈다. 또한 차량 하단 범퍼 양쪽에 페이크(눈속임) 에어 인테이크(공기 흡입구)를 적용해 역동적인 이미지가 눈에 띄었다.
측면은 20인치 휠과 오프로드 전용의 두꺼운 타이어가 장착돼 웅장한 느낌을 선사했으며 긴 휠베이스로 날렵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후면은 랜드로버 고유의 비대칭 디자인을 적용해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또한 테일램프(후미등)를 사각형 모양으로 만들어 전체적인 곡선 라인에 적절한 직선 라인을 입혔다.
실내는 심플하면서도 깔끔하게 구성됐다. 덩치에 걸맞는 커다란 스티어링휠(운전대)과 계기판, 고급스러운 가죽 소재가 적용됐으며 외관보다는 직각 라인을 많이 사용한 흔적이 보였다.
뉴 디스커버리는 우수한 편의 사양을 대거 탑재했다. 다양한 주차 보조 기능들이 전 모델 기본 사양으로 적용됐기 때문이다.
주차하거나 주차 공간에서 빠져나올 때 스티어링 조작을 자동으로 도와주는 ▲자동 주차 도우미(어시스트) ▲360° 주차 센서 ▲차량이 후진할 때 인접차량 접근을 안내해주는 후방 교통 감지 그리고 ▲탑승객 하차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주차와 하차가 더욱 편리해지고 안전해졌다.
또한 기존에 적용되던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이 2019년형부터 전 모델에 '차선 유지 어시스트'로 업그레이드돼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게 차선에서 이탈하면 조향을 통해 차선 유지를 돕는다.
급제동이나 돌발 상황 때에는 제동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제동 거리를 단축하는 '긴급 제동 보조 장치'도 모든 트림(차 등급)에 추가했다.
특히 기자가 시승한 차량 '뉴 디스커버리 SD6 랜드마크 에디션'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기존 큐 어시스트에서 더 고도화된 '스탑 앤 고'로 변경됐다.
'스탑 앤 고' 기능은 전방 차량을 따라 자동으로 정지할 수 있으며 전방 차량이 정차 후 3초 이내에 출발하면 자동으로 다시 출발해 운전을 돕는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을 사용해 2, 3열 좌석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시트 폴드' 기능, 다양한 레저와 아웃도어 활동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손목 밴드 형태의 '액티비티 키' 등 첨단 기술도 탑재했다.
기자는 시승 차량 '뉴 디스커버리 SD6 랜드마크 에디션'을 타고 서울에서 일산까지 왕복 약 70km를 달렸다.
첫 출발은 묵직하면서도 힘이 넘쳤다. 한 덩치 하는 몸집 때문에 차량의 가속 반응이 다소 느릴 것이라는 편견은 한순간에 깨졌다.
가속 페달은 부드러우면서도 순간 가속을 위해 살짝 힘을 주면 강력한 힘이 뒤따라 올라왔다. 이어지는 가속력은 높은 차체와 무게로 체감상 느끼는 것보다 더욱 강력했다.
창문을 닫고 달릴 때 들리는 풍절음(바람 소리)은 고속에서도 무난한 편에 속했다. 엔진음은 디젤 엔진임에도 귀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승차감도 매력적이었다. 2450kg에 이르는 차체 무게 덕분에 안정적인 주행력이 돋보였으며 사륜구동(AWD) 방식으로 회전이나 경사 구간에서도 주행이 수월했다.
또한 뉴 디스커버리의 높은 차체는 시야를 넓게 확보할 수 있어 차선 바꾸기 등 운전이 편안했다.
특히 뉴 디스커버리의 진가는 험로에서 빛을 냈다. 도로 상황에 따라 운전모드를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어떠한 환경에서도 최적화된 주행이 가능했다.
시승 차량 '뉴 디스커버리 SD6 랜드마크 에디션'은 V6 터보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에 힘입어 최고출력 306마력(@3750rpm)과 최대출력 71.4kg(@1500~1750rpm)의 강력한 힘을 뿜어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7.5초이며 복합 연비는 리터당 9.7km로 대형 SUV치고는 훌륭했다.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는 4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SD4 SE 8520만 원, SD6 랜드마크 에디션 9750만 원, SD6 HSE 1억460만 원 SD6 HSE 럭셔리 1억1560만 원(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인하 적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