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51)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1일 취임 100일을 맞으며 그룹을 뼛속까지 바꾸는 작업에 속도를 낸다.
'정의선의 현대차'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수소와 전기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 등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정 회장은 취임 100일을 앞둔 지난 17일 그룹 임직원에 이메일을 보내 "2021년을 미래 성장을 가름 짓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무버(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선도자)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밑그림은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그려놓은 상태다. 정 회장은 취임 이후 100일간 이를 구체화하는 데 주력했다.
수소연료전지 사업은 단순히 수소전기차에 탑재하는 수준을 넘어 산업 전반에 널리 활용하도록 육성한다.
현대차는 지난 20일 독자 기술로 개발한 1MW(메가와트)급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을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울산 화력발전소 내에 준공했다.
현대차 '2025 전략'에 따르면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론칭하고 오는 2030년 글로벌 시장에 수소연료전지 70만 기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또 정 회장 취임 직후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준중형 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아이오닉5'를 기점으로 '현대·기아·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전기차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E-GMP 기반 순수 전기차를 앞세워 2025년 전기차 100만 대 판매 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다.
자동차를 대체할 신개념 이동수단 'UAM'도 관심 대상이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자율비행 항공기 UAM은 2026년 미국에서 화물 수송을 시작으로 2028년에는 승객을 실어나를 예정이다.
UAM은 국내에서도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교통난을 해소할 대안으로 떠올랐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해 로봇산업에도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향후 산업용 로봇은 물론 음식 배달 로봇 같이 일상에서 폭넓게 쓰이는 다양한 로봇 제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한편 정 회장은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으로 싱가포르를 다음주 방문한다. 정 회장은 싱가포르에 건설 중인 글로벌 혁신센터 공사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글로벌 혁신센터는 현대차그룹이 차량 주문부터 생산, 고객 인도와 사후 서비스까지 자동차의 생애주기 전반을 집약한 곳으로 '혁신의 요람'이 될 전망이다.
성상영 글로벌모터즈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