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베트남 자동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소득 급증, 각종 자유무역협정과 경기부양책 덕분에 저렴해진 자동차 가격으로 인해, 내수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이 커지면서 베트남 자동차 산업도 한단계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징(Zing) 등 베트남 현지매체에 따르면 사이공증권(SSI)은 최근 2021년 자동차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16.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의 예상 수요보다 3%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성공한 지난해 9월 이후 정부의 지원 정책과 각 자동차 회사들의 프로모션으로 저렴해진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수요 덕분에 시장은 빠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SSI는 이런 수요가 2021년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상황과 관계없이 자동차 구매 여력이 있는 고소득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내수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소득 향상, 국내 생산 차량 공급 증가, 세금 및 요금 인하로 인한 판매가 할인 등 3가지가 2021년 자동차 수요 증가의 주요 요인이다.
첫째, 베트남의 1인당 소득은 향후 10년간 연간 8~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시아의 다른 국가들 상황과 비교하면, 베트남의 현재 평균 소득은 자동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점에 근접했다. 작년까지 베트남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1000명당 34대에 불과한 고급 품목이었다.
2019년 기준 동남아시아 내 부국에 속하는 태국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1000명당 204대다. 베트남의 자동차 보유율이 2~3년 내에 동남아시아 평균 수준에 도달한다고 가정하면, 성장성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둘째, 국산차 생산이 증가하면서 소비자 입맛에 맞게 자동차의 가성비가 점점 높아질 것이다.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2022년~ 2023년에 베트남 공장 신설 및 증설을 완료하면 국내에서 제조하는 자동차 공급이 증가한다. 늘어난 공급 물량을 판매하기 위해 자동차 업체별로 판매가격을 인하하거나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관련 세금 및 요금이 점차 줄어든다. 유럽-베트남 자유무역협정(EVFTA), 아세안 국가간 자유무역협정(ATIGA) 발효로, 아세안 및 유럽 수입 자동차 가격이 낮아졌다.
베트남 정부는 저가 자동차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특별소비세(감세율은 각 라인별 국산화율에 따라 차등) 인하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향후 국내산 자동차 가격도 더욱 떨어질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경기부양책을 시행해야 하는 정부가, 세수의 4.4%를 차지하는 자동차 소비세를 인하 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어 가까운 시일내에 시행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SSI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말 기준 베트남 자동차 시장 규모는, 제조업체가 국내에서 완성차를 조립, 판매해도 이익을 낼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2~3년 전까지는 내수 수요가 작아, 자동차 회사들이 완성차를 수입, 판매했다. 이후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하고, 일부 브랜드에 시장점유율이 점차 집중되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기아차의 현지 위탁생산기업 타코(Thaco), 현대(Huyndai), 도요타( Toyota), 미쓰비시(Mitsubishi), 포드(Ford), 혼다(Honda) 등 6개 브랜드가 9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 6개사의 연평균 판매량은 3만~6만대로, 국내 조립시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2~3년 전 연평균 판매량은 회사별로 3만~4만대, 모델별 1만~2만대였다.
이에, 6개사 중 혼다와 도요타를 제외한 4개사가 지난 2년간 베트남내 공장을 신설 및 증설했다. 혼다와 도요타도 조만간 베트남에서 조립하는 모델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SSI는 이와 관련, “내수 시장이 커지자 자동차 회사들이 국내 공장을 증설하면서, 자동차 부품 및 지원 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 부품 및 기술 국산화 등 베트남 자동차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