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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용 반도체 칩이 부족해진 진짜 이유는 '공급 부족과 車 고성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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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용 반도체 칩이 부족해진 진짜 이유는 '공급 부족과 車 고성능화'

조민성 기자

기사입력 : 2021-02-06 12:26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로이터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칩의 부족으로 차량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올들어 혼다, 닛산, 도요타, 스바루 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는 물론 미국의 포드와 GM,독일 폴크스바겐 등 구미 업체들도 자동차용 반도체 칩의 공급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줄이고 있다.

독·미·일 등 자동차 생산 주요 국가 정부가 대만의 경제부에 자동차 반도체 칩 증산을 요청하는 사태마저 벌어졌다.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은 왜 생겼는가?

일본 JB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독일 인피니온이 세계 1위에 올라 있고 네덜란드의 NXP반도체가 2위, 일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가 3위다.

이들 3사는 자체 반도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제조공정 기술 면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메이커에 비해 떨어진다.

28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이후의 첨단 반도체는 파운드리 업체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공정기술을 3나노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대만 TSMC가 주된 외주 생산 업체이며 이보다 낮은 기술은 대만의 UMC에 생산을 위탁한다.

문제는 차랑용 반도체 생산이 적자다는 점이다. TSMC는 스마트폰용 반도체가 전체 출하 칩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고성능 PC용 프로세서와 고성능 서버용 프로세서 등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가 30~40%를 차지하고 있다.

TSMC의 차량 반도체 비율은 매우 낮다. 2019년 3분기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는 불과 4%에 머물렀다.

코로나19로 2020년 3분기에는 2%로 반감됐다가 4분기에 3%로 회복됐다.

대만 TSMC의 8인치 웨이퍼. 사진=TSMC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TSMC의 8인치 웨이퍼. 사진=TSMC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업계가 타격을 입으면서 자동차 부품에 대한 주문도 잇따라 취소됐다.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공장이 폐쇄되면서 생산은 멈췄고 경영난을 벗어나기 위해 부품 발주를 중단해야 했다.

기존 주문마저 취소했다. 자동차 업계는 TSMC 등 파운드리 업체에 대한 발주 물량을 취소했고 그 자리를 기술 기업들이 차지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칩의 고성능화도 공급 부족을 부추긴다. TSMC는 2018년 3분기부터 7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5나노급 양산에 들어갔다.

지난해 4분기에는 5나노 반도체가 차지하는 출하액 비중이 전체의 20%에 이르렀다.

TSMC를 따라잡는다는 목표로 '비전 2030'을 추진하는 삼성도 기술에서는 TSMC를 따라가지는 못한다.

TSMC에는 애플, 퀄컴, 브로드컴, AMD, 엔비디아, 자일링스, 미디어텍, 구글, 테슬라, 아마존 등 거대 고객이 즐비하다. 모든 고급 기술 생산 칩을 이들이 가져가고 있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메이커인 인피니온, NXP, 르네사스까지 가세했다.

자율주행 등 자동차의 고성능화도 반도체 공급 부족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섹 자동차 산업계는 'CASE(커넥티드, 자율운전, 공유, 전기화)'의 대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첨단 5G통신용 반도체가 필요하고, 또 자율주행에는 인공지능(AI) 기능을 가진 반도체가 들어간다. 과거 로직이나 아날로그 반도체를 사용하는 자동차가 아니다.

첨단 기술을 적용하는 칩의 수요가 늘어날수록 공급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칩 공급 부족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과 미국, 유럽의 많은 자동차 메이커가 반도체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TSMC나 UMC가 생산하는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자동차 산업 강국 정부들이 대만에 증산을 요청했지만 전망은 어둡다.

TSMC는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 인터뷰에서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것이 우선 과제"라면서 "통상 공정에서 40~50일 걸리는 납기를 최대 20~25일로 줄이는 '수퍼 핫라인' 기법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임시 응급처치일뿐 근본 타개책은 되지 못한다. 반도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산라인을 만들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앞으로도 자동차 반도체의 부족이 해소되는데는 최소 반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비관론자들은 1년 이상이라고 우려한다. UMC 역시 "차량 공급을 우선할 수 없다. 주문받은 순서에 따라 제작한다"고 못박았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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