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등 여파가 자동차를 넘어 휴대전화와 게임기에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CNBC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최근 부품 부족으로 일부 하이엔드급 아이폰 판매가 제한되고 있다고 최근 밝혔고, 콘솔 게임기를 만드는 닌텐도와 소니, 마이크로소프트도 비슷한 이유로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도체 관련 부품에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산업은 특히 큰 타격을 받았는데 폭스바겐, 아우디, 포드, 도요타, 혼다 등도 일부 모델의 감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츠비시UFJ 모건스탠리증권은 반도체 부족으로 전세계에서 1~6월에 150만대의 차량 제조가 감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칩 디자인 기업 이매지네이션 테스놀로지스의 브라이스 존스톤(Bryce Johnstone) 담당은 CNBC 인터뷰에서 "반도체 칩 부족으로 자동차 산업이 받은 단기 악영향이 상당하다"면서 "이는 반도체 부문의 적시 생산 시스템과 믿을 수 없을 만큼 복잡한 공급망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존스톤은 "자동차 업체들은 파워 스티어링, 브레이크 센서부터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주차 카메라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반도체를 사용한다. 스마트 가능이 많은 자동차일 수록 더 많은 칩이 필요하다"면서 "차량 내 다이얼이나 파워 스티어링에 필요한 칩 생산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차량 생산은 모두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3일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전 세계 4개 지역 조립 공장의 생산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제너럴모터스는 8일부터 일주일 간 미국 캔자스주 페어펙스, 캐나다 온타리오주 잉거솔, 멕시코 산루이스 포토시에서 차량생산을 완전히 중단한다.
지난 18일 포드자동차 또한 반도체 칩 부족 문제로 독일 생산 공장을 한달 동안 닫기로 했고, 폭스바겐은 이번 1분기 차량 생산을 10만대 줄인다고 밝혔다.
제너럴모터스 대변인은 "반도체 부족은 올해 GM 생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세계 자동차 산업에 대한 반도체 공급은 여전히 매우 유동성이 있다"면서 공급 업체의 반도체 요구 사항에 대한 영향력 감소를 위해 공급망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 자료에 따르면 차량 반도체 비율은 지난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10% 내외로 추산됐다.
팔란 이누그 반도체산업협회(SIA) 산업통계 및 경제정책 국장은 "자동차 산업의 칩 부족은 코로나19 대유행과 첨단 자동차 부문에서의 수요 증가 결과"라면서 "이와 동시에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대유행 때 필요했던 원격의료, 가정 내 업무, 가상학습 지원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이후 몇 달 동안 자동차 반도체 수요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회복됐다"고 말했다.
이구느 국장은 "이후 몇 달 동안 자동차 반도체 수요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회복됐다"면서 "자동차 시장에서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별 칩에 대한 전년 대비 월별(YoY) 매출 증가율이 뚜렷하게 감소한 것은 대유행이 전 세계 자동차 공장을 폐쇄하던 3, 4월에 갑작스럽고 급격한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3분기 및 4분기(3/4분기)에 YoY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었습니다. 실제로 월별 YoYQ4 매출은 다시 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ARM의 공동창업자인 헤르만 하우저는 "반도체 제조 시장에서 경쟁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특정 산업의 시장 집중도를 측정하는 허핀달-허쉬만 지수 지수가 매우 높은 반도체 시장에서 칩 제조업체들은 수년간 가능한 가장 작은 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상업 차원에서 5나노미터(5nm)의 새로운 칩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은 삼성, TSMC 두 곳 뿐"이라고 강조했다.
5nm 칩 제조 공장이 거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값비싼 첨단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하우저는 설명했다.